토너먼트 첫판에 한일전…승부는 작은 것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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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4일 1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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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정정용호, 5일 0시30분 일본과 16강서 맞대결

정정용호가 토너먼트 첫판에서 라이벌 일본과 만난다. 중요할 때일수록 실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정정용호가 토너먼트 첫판에서 라이벌 일본과 만난다. 중요할 때일수록 실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이강인도 그렇고 조영욱도 그렇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 나이 때 나보다는 더 좋은 플레이를 하고 있다. 단, 토너먼트는 한두 번의 실수가 경기 결과를 좌우하기에 경기 내내 집중력을 유지해야한다.”

울산현대의 미드필더이자 오랜만에 A대표팀에 발탁한 김보경이 U-20 월드컵 16강을 앞두고 있는 정정용호 후배들에게 전한 메시지다. “특별히 조언할 게 없다”고 했으나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후배들로서는 새겨들을 필요가 있는 충고다.

김보경은 U-20 월드컵 경험이 있다. 성적도 아주 좋았다. 김보경은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17회 U-20 월드컵에 출전한 홍명보 사단의 핵심 미드필더였다. 당시 대표팀은 1983년 4강 신화 이후 한국 U-20 월드컵 역대 최고 성적인 8강까지 올랐다. 8강에서도 가나에 2-3으로 석패했을 만큼 뛰어난 경기력을 자랑했던 때다.

김보경은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멤버이기도 하다. 역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 소속으로 런던 땅을 밟은 김보경은 3-4위전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획득하는 한국 축구사 새 이정표에 크게 기여했다. 토너먼트 경험도 풍부하고, 중요한 길목에서 한일전을 치러보기도 했다. ‘조언할 게 없는’ 선수가 아니다.

그런 김보경의 가장 큰 당부가 ‘집중력’이다. 한두 차례의 실수가 결과를 좌우한다는 것도 진부하지만 핵심적인 조언이다. 안일해질 수 있는 배경들이 깔려 있어 더더욱 정신무장이 필요해보이는 정정용호다.

대표팀의 출발은 불안했다. 1차전에서 포르투갈에 0-1로 패했다. 우승후보로 꼽히던 팀과 부담스러운 1차전에서 1점차 석패라는 결과는 크게 나쁘지 않았으나 실수들이 넘쳐났던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1-0으로 승리하기는 했으나 남아공과의 2차전도 박수는 나오지 않았다. 골키퍼의 선방쇼가 없었다면, 어수선한 상황에서 수비수 김현우의 헤딩골이 터지지 않았다면 결과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서 16강 진출여부가 걸린 아르헨티나와의 3차전이 우려스러웠다. 그런데 내용도 결과도 최상이었다. 대표팀은 가장 완성도 높은 경기력과 결정력으로 2-1 승리를 거뒀다. 이강인이 돋보였고 이강인 외 다른 선수들도 모두 잘했다. 정정용 감독도 경기 후 “퍼펙트한 운영”이었다고 만족을 표했을 정도다.

대회에 참가하는 팀 입장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흐름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의 경기력도 또 자신감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토너먼트 첫 경기가 조심스럽다. 기세가 오른 젊은 선수들이 혹 침착함이나 냉정함을 잃어버리진 않을까에 대한 우려다.

사실 일본은 정정용호가 앞서 상대한 나라들보다 전력이 앞선다고 볼 수 없다. 포르투갈이나 아르헨티나가 더 강했다. 워낙 ‘죽음의 조’에 편성됐던 까닭에 선수들 스스로도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오히려 토너먼트가 더 수월할 것 같다”고 말했었다. 심지어 상대가 아시아 국가이니 내심 잘됐다 싶은 마음가짐이 들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보경이 말한 “한두 번의 실수가 결과를 좌우한다”는 충고를 새겨야한다. 아시아 국가가 상대인 것은 사실이나 일본이라는 것은 큰 차이다. 안팎에서 ‘한일전’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머릿속 의도와는 다르게 몸이 흥분할 수 있다. 자칫 득점하지 못하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더더욱 쫓길 수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서 펼쳐지는 승부는, 작은 것에서 갈리는 법이다. 우리가 잘하는 것 이상으로 잘못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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