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의 결단과 필승조가 받은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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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9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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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SK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51)은 불펜 운용에 대한 기본 철칙이 있다. 가능하면 투수에게 각 한 이닝씩을 구분해 맡기고, 확실한 휴식을 부여함으로써 연투는 최소화하는 식이다.

이닝 도중 이뤄지는 투수 교체를 지양한다. 투수를 바꾸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야 야수들의 집중력을 극대화하고, 누적 피로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구원 투수들이 승계 주자 없이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의도도 함께 담겨 있다.

마운드엔 적절히 제동도 걸어준다. 2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선 1-1 접전 상황에서도 끝내 필승조를 가동하지 않았다. 직전 경기까지 필승조 전원이 연투를 펼친 까닭이다. 해당 경기에서 SK는 끝내기 폭투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내린 염 감독의 결단이었다.

특히 서진용~김태훈~하재훈으로 이어지는 SK 필승조의 면면은 ‘완성’이 아닌 ‘과정’에 있는 선수들이다. “중간 투수는 1년을 완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염 감독이 이들에게 성공 경험을 제공하면서 철저한 관리를 병행하는 이유다.

해외 무대를 거쳐 KBO리그 데뷔 시즌을 치르는 ‘클로저’ 하재훈도 염 감독의 용단에 적잖이 놀랐다. 그는 “미국에서 한국 야구에 대해 듣기로는 무조건 던져야하는 줄로만 알았다”며 “한 이닝씩 던지면 투수 입장에선 당연히 좋다. 투수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했다. 이어 “감독님 입장에선 선택해야하는 부분이라 흔들릴 때도 있고, 정신적으로 쉽지 않을 텐데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이는 곧 승리에 대한 책임감이 되어 돌아온다. 김태훈은 “쉴 땐 쉬고, 잡아야 할 경기는 확실히 잡아야 한다”며 “등판하는 경기에선 ‘최선을 다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래서 더욱 책임감을 갖고 던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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