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들마다 호출하는 이정협…많이 뛰는 것은, 장점이다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28일 14시 29분


코멘트

6월 A매치 앞둔 대표팀 합류…벤투 감독 부임 후 첫 호출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라 불리던 이정협이 대표팀에 재승선했다. 벤투 감독 부임 후 처음이다 .© News1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라 불리던 이정협이 대표팀에 재승선했다. 벤투 감독 부임 후 처음이다 .© News1
이정협이 ‘슈틸리케 감독의 황태자’라 불릴 무렵, 한 K리그 선수는 “사실 이정협처럼 뛸 수 있는 선수들은 K리그에 많다”고 했다. 전방에서 많은 활동량을 선보이면서 공간을 창출하고 또 수비가담에 적극적이라던 당시 슈틸리케 감독의 이정협 사랑에 대해 그 선수처럼 폄하했던 이들이 더러 있었던 게 사실이다.

발언 속에는 “많이 뛰는 게 뭐 대단하거나 어려운 일이냐”는 불만이 있었고 약간의 무시도 들어 있던 뉘앙스였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재능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정협처럼 많이 뛰는 것은 분명 장점이고 심지어 다른 이들과 차별화 될 정도로 뛰는 것은 쉽지도 않은 일이라는 것을 이후의 감독들이 대신 말해주고 있다.

이정협이 오랜 만에 대표팀에 승선했다. 6월 A매치 2연전(7일 호주전, 11일 이란전)을 앞두고 있는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은 27일 25명의 소집명단을 발표했는데, 이정협은 황의조와 함께 공격수로 발탁됐다. 이정협의 마지막 A대표팀 소집은 2017년 12월 EAFF-E1 챔피언십이었다. 벤투 감독 부임 후 처음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벤투 감독은 이정협 발탁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정협의 특징과 능력을 계속 관찰해왔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과거 대표팀에서의 경기력부터 최근 소속팀에서의 플레이까지 두루 점검했다”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스타일에 충분히 어울릴 수 있는 선수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페이스가 좋다. K리그2 부산아이파크 소속의 이정협은 최근 9경기에 무려 7골을 터뜨리는 물오른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자신의 퍼포먼스가 좋을 때 경쟁자가 빠지는 운도 따랐다. 지난 3월 공격수로 발탁됐던 지동원이 가벼운 무릎 통증을 호소, 벤투 감독은 배려차원에서 그를 호출하지 않았다. 새로운 구단에서의 적응(마인츠)을 돕기 위한 뜻도 있었다.

안팎으로 이정협 발탁은 이해되는 면이 있었다. 이로써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뿐만 아니라 이후 대표팀 감독에게도 모두 선택을 받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의 배턴을 이어받아 지휘봉을 잡았던 신태용 감독도 부임 초 이정협을 호출해 점검했다. 그리고 2017년 11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 때는 손흥민과 이정협 투톱을 가동하기도 했다. 물론 이후 경쟁에서 밀려났으나 어쨌든 A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 자질이라는 것은 재확인시켰다.

벤투의 생각도 비슷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지 여부는 지켜봐야겠으나 일단 벤투도 ‘관찰’해보고 싶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전체적으로 에이스 손흥민과 어울리는 조합을 실험하고 있는 때다. 그 어떤 선수들보다 많이 뛰는 이정협은 손흥민의 공간을 도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다른 감독들에게는 크게 인정받지 못하나 특정 지도자에게 유난히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도 있다. 그런 경우는 해당 지도자의 개인적 선호도가 크게 작용한 기용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감독들이 활용하길 원한다면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방증이다. 심지어 선택된 소수들만이 들어올 수 있는 대표팀이 그 공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많이 뛴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