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감독의 4연승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이기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22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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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의 극적인 반전이 화제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던 포항의 리그 순위는 22일 현재 6위다. 12팀 중 11위까지 떨어졌던 랭킹은 이제 중위권에 안착했다.

시즌 초반과 달라진 건 단 하나, 사령탑 교체다.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48)은 부임 이후 4연승을 내달렸다. 지난달 26일 데뷔전이자 홈경기였던 수원 삼성전에서 1-0으로 이긴 게 상승세의 발판이었다. 울산과 치른 ‘동해안 더비’에서 2-1로 승리했고, 인천 원정에서도 1-0으로 승점 3을 추가해 탄력을 받았다. 지난 주말 원정에서 경남마저 물리치며 상위권 도약을 노리게 됐다. 전임 최순호 감독 때는 8경기에서 승점 7을 얻는데 그친 반면 김 감독은 4연승으로 12점을 획득했다.

K리그 데뷔 감독이 첫 경기부터 4연승을 거둔 건 역대 2번째 기록이다. 처음 무대에 올라서는 감독이, 그것도 전임 지도자의 경질이라는 엄혹한 현실 속에서 벤치에 앉은 지도자가 이처럼 긴 연승행진을 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역대 최고 기록은 2007년 FC서울을 맡은 터키 출신의 세뇰 귀네슈 감독의 5연승이다. 귀네슈 감독은 개막전부터 신바람을 냈다. 하지만 당시 귀네슈 감독의 기록은 정규리그 3승과 컵 대회 2승을 묶은 연승이었다. 반면 김 감독은 정규리그에서만 거둔 4연승이다.

1, 2부 리그를 통틀어 역대 K리그 데뷔 사령탑이 3연승을 거둔 경우는 총 6명이다. 조윤옥(대우·1984년)을 시작으로 최진한(경남·2011년) 최용수(서울·2011년) 조동현(안산·2014년) 조민국(울산·2014년) 김대의(수원FC·2017~2018년) 감독 등이다. 그런데 김기동 감독은 이들의 기록을 가뿐하게 넘어섰다.

김 감독은 포항 구단의 통산 연승기록에서도 빛이 난다. 포항 구단의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은 브라질 출신의 파리야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던 2009년 6월21일부터 2009년 7월25일까지 진행된 8연승이다. 또 2013년과 2015년(이상 황선홍 감독) 각각 6연승을 한번씩 기록했다. 김 감독의 4연승은 2015년 이후 가장 긴 연승 행진이다.

김 감독은 “처음 감독이 됐을 땐 부담감이 너무 컸다. 매일 걱정 때문에 밥을 먹어도 무슨 맛인지 몰랐고,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처음 2주 동안 몸무게가 4kg이나 빠졌다”면서 “그래도 이렇게 기대 이상의 성적이 나왔으니 다행”이라며 웃었다.

김 감독은 4연승의 원동력에 대해 “운동할 때 화끈하고 하고, 쉴 때 푹 쉬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전했다. 자유로운 분위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지만 긴장감이 조금 더해졌다고 했다. 아울러 템포가 빨라졌고, 공격적인 패스가 늘었다는 점도 팀을 강하게 만든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볼을 잡으면 무조건 전방으로 보내는 게 우리 팀 컬러가 됐다. 또 수비 때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상대에게 공간을 많이 허용하지 않는 점도 달라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연승기록은 현재 진행형이다. 어디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김 감독은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최다 연승인 6연승까지는 해봤으면 좋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포항은 25일 FC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여 5연승에 도전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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