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사 꺾고 챔스 결승진출… EPL도 맨시티와 역대급 경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될 극적인 드라마를 썼다.
리버풀이 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지난 2일 1차전에서 0-3으로 크게 졌던 리버풀은 홈에서의 대역전승을 통해 합계 4-3을 만들며 결승에 선착했다.
사실상의 결승전이라 불릴 만큼 축구팬들의 기대가 컸던 매치업이었으나 캄프 누에서 펼쳐진 1차전 결과가 3-0 바르셀로나의 완승으로 끝나면서 흥미가 줄었던 게 사실이다. 리버풀 역시 안방인 안필드에서는 극강의 모습을 보이는 팀이지만,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3골 차를 뒤집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 전력 누수도 컸다. 소위 ‘마누라’라 불리는 삼각편대(마네-피르미누-살라) 중 마네만 가동할 수 있었다. 사타구니 부상을 입은 피르미누는 이미 1차전에도 출전하지 못했고 살라는 지난 5일 뉴캐슬과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상대 골키퍼와 충돌해 머리를 다쳤다. 클롭 리버풀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골을 넣어야하고 그들의 득점도 막아야한다. 벅찬 도전이 될 것”이라는 솔직한 심경을 전했을 정도로 불리했다.
그러나 전반 7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오리기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리버풀 쪽에 희망의 불씨가 조금 더 커졌다. 그리고 후반전 대반전이 펼쳐졌다. 리버풀은 후반 9분과 11분, 바이날둠이 오른발과 머리로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후반 31분 코너킥 상황에서 알렉산더-아놀드의 센스 있는 크로스를 오리기가 밀어 넣어 기적을 완성했다. 리버풀 팬들 입장에서는 ‘이스탄불의 기적’ 확장버전 같은 경기였다.
리버풀은 2005년 5월25일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05시즌 UEFA 챔스 결승전에서 최강이라 불리던 AC밀란(이탈리아)과 격돌했다. 당시 리버풀은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0-3으로 끌려가 절망 직전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후반 초반 캡틴 제라드의 만회골과 함께 기사회생하더니 3-3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승부차기 끝에 대역전 우승 드라마를 만들었다. 그때 밀란은 디다 골키퍼를 비롯해 카푸, 네스타, 말디니, 스탐, 시도로프, 피를로, 가투소, 카카, 크레스포, 세브첸코가 뛰고 있던 전설적 스쿼드였다.
이스탄불의 기적을 작성할 때가 리버풀의 통산 5번째 챔스 우승이었다. 아직까지 추가하지 못하고 있는 그들이 4강에서의 기적을 통해 발판을 마련했다. 오랜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릴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정규리그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8-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37라운드까지 진행됐다. 이제 최종 38라운드 1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 우승팀의 향방이 결정되지 않았다. 역대급 레이스를 펼치는 두 주인공은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 맨시티가 31승2무4패 승점 95점으로 선두에 있고 리버풀이 29승7무1패 94점으로 2위다.
리버풀은 잉글랜드 1부리그 우승 경력이 18회나 되는 명가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로 재출범한 1992-93시즌 이후로는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랬던 리버풀이 너무도 좋은 페이스로 시즌을 관통했는데, 하필이면 맨시티가 조금 더 잘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리버풀은 최종전에서 리그 7위 울버햄튼을 만난다. 맨시티는 17위인 브라인턴을 상대한다. 리버풀 입장에서는 시즌 단 1패, 승점 97점으로 2위가 되는 비극을 경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EPL 최다승점 우승팀은 지난 시즌의 맨시티로, 무려 승점 100점 고지에 올랐다. 그 다음이 2004-05시즌 첼시의 95점이었다. 요컨대 리버풀은 통산 최다승점 2위 기록으로도 시즌 2위에 그치는 허무함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챔스도 어려울 것이라는 거의 대부분의 예상을 뒤엎고 기적을 작성했다. 자신들의 힘에 더해 맨시티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리그도 뒤집기 여지가 있다. 2018-19시즌, 리버풀은 여러모로 극적인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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