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호령’ 안 들린다… 에이스 김광현-양현종 부진 속 차우찬-금민철 등만 눈에 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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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원-김원중-최원태 등 우완은 초반 토종 마운드 대세 자리잡아

‘우완 선발 전성시대.’

올 시즌 KBO리그 토종 선발의 판도는 우완 투수들의 강세로 요약된다.

SK 오른손 투수 문승원(30)은 최근 ‘최강 5선발’로 불리고 있다. 올 시즌 2경기에 등판해 14이닝을 던지며 1점만 내주는 짠물 투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평균자책점은 0.64.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패가 없지만 지난겨울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하고 마운드에서 공격적인 피칭을 선보이고 있는 문승원은 요즘 타자들이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투수가 됐다. 같은 팀의 4선발인 ‘우완 언더투수’ 박종훈(33·평균자책점 1.72)과 원투펀치 이상으로 활약하고 있다.

롯데도 젊은 우완 김원중(26)의 활약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수업을 쌓은 그는 풀타임 선발 3년 차에 접어든 올 시즌 마운드에서 가장 믿을 만한 ‘에이스’로 거듭났다. 3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4의 성적을 거뒀다.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기복이 심한 롯데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2000년생 신예 김영규(19·NC)는 새 안방마님 양의지(32)의 리드 아래 ‘밀레니엄 우완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규는 벌써 3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을 수확했다. 평균자책은 3.71. 키움 우완 최원태(22·평균자책점 2.25)도 1승을 올리며 토종 선발의 중심을 잡고 있다. 두산의 ‘선행왕’ 이영하(22)는 데뷔 첫 10승을 거둔 지난 시즌보다 듬직한 활약을 시즌 초반부터 선보이고 있다.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3.0.

반면 차우찬(32·LG), 금민철(KT), 유희관(이상 33·두산) 외에 좌완투수들의 활약은 우완들에 비해 양적·질적으로 지지부진하다. 에이스의 대명사로 불린 김광현(32·SK)과 양현종(31·KIA) 등은 시즌 초반 구위 저하 등으로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 여파로 관리를 받던 김광현은 올 시즌 ‘200이닝 투구’를 목표로 각오를 다졌지만 시즌 초반 들쭉날쭉한 모습으로 신뢰를 못 주고 있다. 양현종의 시즌 초반 활약은 더 심각하다. 3경기에 등판해 14이닝을 던져 14점을 내주며 모두 패했다. 가장 최근 등판인 4일 삼성전에서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0km를 밑돌아 리그 및 국제대회에서 많은 투구를 한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11월에는 야구의 월드컵 대회 격인 ‘프리미어 12’, 내년에는 도쿄 올림픽 등 비중 있는 국제대회가 열린다. 지난 10여 년간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한국대표팀은 류현진(32·LA 다저스), 김광현, 양현종 등 좌완 선발이 넘쳤던 반면 우완 선발이 늘 고민이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KBO리그의 모습대로라면 앞으로 국제대회에서는 오른 어깨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봐야 할지도 모른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야구#양현종#김광현#차우찬#금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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