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이든 대처’ 페르난데스, 거포 아니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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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3일 0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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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 News1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 News1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가 외국인 타자 부진으로 고생했던 두산 베어스의 근심을 씻어주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2일까지 팀이 치른 9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406, 9타점(두 부문 모두 리그 5위)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지난해 지미 파레디스, 스콧 반 슬라이크가 합계 104타석에 그쳤던 두산은 닉 에반스(2016~2017)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타자 덕을 보고 있다.

2일 잠실에서 KT전을 앞두고 만난 김태형 감독도 “시범경기에서 페이스가 좋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지금은 너무 잘 해주고 있다. 앞(2번 타순)에서 많이 살아나가 준다. 감이 좋다고 봐야 한다”며 필요할 때 출루해주고, 적시타까지 날리는 페르난데스의 초반 활약을 칭찬했다.

토종 타자만으로도 위협적인 타선을 꾸릴 수 있어 거포에 집착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김 감독은 “어떤 공이든 대처가 된다. 원래 장타는 적지만 볼넷을 많이 골라내고 정교한 스타일”이라며 페르난데스가 자신만의 장점을 통해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칭찬이 끝난 뒤 펼쳐졌던 2일 경기에서도 장점이 십분 발휘됐다. 첫 타석부터 적시 2루타로 선제타점을 올린 페르난데스는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의 9-0 승리를 이끌었고, 7승 2패가 된 두산은 공동선두에서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현재까지 타석에서는 큰 약점을 보이지 않는 반면 1루수, 2루수, 3루수 모두 소화 가능하다는 수비에서의 활용도는 의문이다. 김 감독도 “몸놀림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닌 것 같다. 스프링캠프에서도 거의 1루수만 봤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각 포지션 주전 선수들이 부상 없이 버티고 있어 페르난데스는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김 감독은 “(기본 포지션인 1루수를 제외하면) 본인은 2루보다는 3루가 괜찮다고 이야기한다. 상황이 되면 (1루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으로도) 나갈 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번 타순에서 1번과 중심타선을 연결하는 페르난데스의 위치는 내복사근 손상으로 빠진 최주환 복귀 후 달라질 수 있다. 최주환이 2번으로 나오는 경기에는 타점 생산력을 갖춘 중장거리타자 페르난데스를 중심타선이나 6번에 놓을 수 있는 두산은 행복한 고민도 앞두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외국인 타자 이야기만 나오면 화제를 돌리거나 없는 선수 취급했다. 하지만 페르난데스 관련 질문이 쏟아지는 지금은 다르다. 오랜만에 두산을 만족시키는 외국인 타자가 나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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