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나만 믿고 던져… 맞으면 홈런으로 갚아줄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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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서도 맹활약 ‘공룡 포수’ 양의지

4년에 125억 원 계약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지만 아깝지 않다는 이야기가 NC 팬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필요할 때 홈런과 안타를 팡팡 때려 주고 신인과 용병을 가리지 않고 투수가 120% 실력 발휘를 하도록 만들어 주는 양의지는 이미 올해 NC의 ‘명예 회복’에 가장 필요한 존재가 됐다. 동아일보DB
4년에 125억 원 계약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지만 아깝지 않다는 이야기가 NC 팬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필요할 때 홈런과 안타를 팡팡 때려 주고 신인과 용병을 가리지 않고 투수가 120% 실력 발휘를 하도록 만들어 주는 양의지는 이미 올해 NC의 ‘명예 회복’에 가장 필요한 존재가 됐다. 동아일보DB
프로야구 NC 팬들은 요즘 새 안방마님 덕분에 야구 볼 맛을 느낄지 모르겠다. 지난 시즌 최하위 성적에 새 구장 이름을 둘러싼 지역 정치인들의 진흙탕 싸움을 보면서 답답했던 가슴을 그가 후련하게 해준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NC 포수 양의지(32)가 주인공이다.

양의지가 NC를 몰라보게 만들고 있다. 가장 화려한 홈런 기록부터 다르다. 8경기를 치른 지난달 31일 현재 NC가 생산한 홈런은 총 15개, 리그 1위다. 이 중 양의지가 4분의 1을 도맡았다. FA 이적 선수 최초로 개막전 첫 타석부터 담장을 넘긴 것을 포함해 이날까지 총 7경기에서 홈런을 네 개나 때려냈다. 이성열(한화), 강민호(삼성)와 함께 홈런 공동 1위다.

영양가도 만점이었다. 대부분의 홈런이 극적인 순간에 나왔다. 지난달 26일 KT전에서 나온 두 번째 홈런은 1점 뒤지고 있던 연장 11회 말 2사에서 나온 극적인 동점 홈런이다. 이 홈런에 힘을 받은 NC는 다음 타자 모창민의 끝내기 백투백 홈런으로 승리를 챙겼다. 31일에 나온 네 번째 홈런 역시 첫 타석 홈런이다. 양의지는 2일 키움과의 경기에서도 3-4로 팀이 뒤지고 있던 6회 말 2루타를 때려냈다. 이후 후속타자 모창민과 권희동의 희생타 두 번에 홈까지 들어와 동점으로 만들었다. 이날까지 양의지는 홈런 4개를 포함해 10안타를 몰아쳐 시즌 초반이긴 해도 4할 타율에 가까운 0.384를 기록하고 있다.

방망이도 위력적이지만 양의지의 몸값은 마스크를 쓰고 홈플레이트 뒤에 앉을 때 더 빛이 난다. 외국인 투수부터 스물도 채 되지 않은 신인까지 그를 믿고 파이어볼을 팡팡 뿌려댄다. 지난달 27일에는 KT를 상대로 선발로 나선 19세 신인 김영규에게 “네가 점수를 뺏기면 내가 홈런으로 되찾아 올 테니 마음 편히 던지라”고 격려했다. 이날 김영규는 6이닝 동안 타자 22명을 상대하면서 안타 5개, 1실점만을 허용하고 데뷔전 승리투수가 됐다. 개막전 선발로 출전했던 NC의 새 외국인 투수 버틀러 역시 “제구가 좋지 않았는데 양의지의 리드가 좋아 무조건 믿고 던졌다”고 말했다. 양의지의 리드를 받은 NC 투수들은 현재 리그 4번째로 낮은 팀 평균자책 4.13을 기록 중이다.

특히 양의지는 투수들이 기죽지 않고 타자와 과감한 승부를 벌일 수 있도록 리드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포수가 몸쪽 공 사인을 내도 그에 맞게 던지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양의지가 리드하는 투수들은 자신 있게 몸쪽 공을 던지는 경향이 보인다”면서 “팀 성적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양의지가 시즌 후반까지 체력적으로 버텨줄 수 있을지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양의지의 출전 여부에 따라 전력차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가 출전하지 않은 지난달 29일 NC는 한화를 상대로 0-9 대패를 당했고 30일에도 양의지가 교체된 6회 이후 1점도 올리지 못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nc#양의지#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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