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이 사인앤드트레이드로 LG 트윈스로 향하면서 2019년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사실상 마감됐다.
3월이 되도록 원 소속구단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을 맺지 못하던 김민성은 5일 사인앤드트레이드가 공식 발표됐다. LG가 키움에 현금 5억원을 주고 김민성을 영입하는 조건이다. 김민성은 3년 총액 18억원을 LG로부터 받는다.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 중 노경은이 아직 미계약 상태지만 노경은은 해외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노경은이 해외구단에 입단한다는 가정 아래 FA 15인의 행선지는 모두 결정됐다.
이번 FA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극심해진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있다. 최대어 양의지가 두산 베어스를 떠나 NC 다이노스에 새 둥지를 틀면서 4년 총액 125억원이라는 대박을 터뜨렸지만 김민성과 노경은을 비롯한 중소형 선수들에게는 찬바람만 쌩쌩 불었다.
이적도 쉽지 않았다. 15명 중 이적생은 양의지와 김민성 2명. 김민성은 사인앤드트레이드라는 형식으로 팀을 옮겼기 때문에 ‘FA 이적’이라 할 수 있는 선수는 양의지가 유일하다.
구단들이 보상 출혈을 꺼린 것이 이적 감소의 이유다. 현행 규정 상 외부 FA를 영입하려면 보상금은 물론 보호선수 20명 외 1명을 보상선수로 원 소속구단에 보내야 한다. 팀 전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라면 FA 선수를 영입하는 것보다 내부 육성에 공을 들이는 것이 낫다는 공감대가 전 구단에 퍼졌다.
그러나 그 외 선수들 중 30억원을 넘은 계약은 나오지 않았다. 프랜차이즈스타로서의 상징성을 앞세워 LG와 2년 총액 25억원에 계약한 박용택이 그나마 좋은 대우를 받은 경우다. KT 위즈 박경수(3년 26억원), 한화 이글스 이용규(2+1년 26억원)도 나름대로 준수한 계약을 이끌어냈다.
지갑을 닫은 구단과 과거 활황이던 FA 시장을 생각했던 선수들의 동상이몽으로 계약 협상도 지지부진했다. 지난해 11월20일부터 계약 교섭이 시작됐으나 2018년에 도장을 찍은 선수는 첫 계약자 NC 다이노스의 모창민(3년 20억원)과 최정, 이재원, 양의지 4명 뿐이었다.
나머지 9명은 1월 말이 돼서야 계약에 이를 수 있었다. 사인앤드트레이드라는 특수한 상황을 맞이한 김민성은 3월에 소속팀을 구했다. 장기전 또한 이번 FA시장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선수들의 몸값 총액은 490억원으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오던 5년 연속 500억원(4년 연속 600억원) 돌파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체적으로 시장 규모가 축소됐지만 대어급 선수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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