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리니 “한국선수들 좋은 기술에 ‘공격 배구’ 접목”

라바리니 여자대표팀 신임 감독
선수경험 없이 16세부터 지도자… 브라질 선두권 클럽 사령탑 겸임

“첫 외국인 감독이라는 이유로 내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의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은 나로서도 흥분되는 도전이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 구기종목 최초로 동메달을 딴 여자배구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한국 배구 최초의 외국인 국가대표 사령탑 스테파노 라바리니 여자대표팀 감독(40·이탈리아·사진)은 1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선수들은 기술적인 면이 좋다. 내가 갖고 있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배구 철학을 잘 접목해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선수 경험이 전혀 없는 지도자다. 16세 때 이탈리아 지역의 유소년 클럽 감독을 도운 게 계기가 돼 배구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선수들을 관리하고 함께 노력하는 과정에서 대단히 큰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청소년 여자대표팀, 독일 여자 대표팀 등에서 지도자를 했던 그는 2012∼2013시즌부터 이탈리아 1부 리그 베르가모를 지휘했고, 2017년부터는 브라질 미나스테니스 클럽의 감독을 맡고 있다. 현재 브라질 리그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미나스테니스는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클럽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구단으로, 당시 4강에서 ‘배구 여제’ 김연경이 뛰고 있는 에자즈바시를 꺾기도 했다.

라바리니 감독의 임기는 내년 1월에 열리는 도쿄 올림픽 아시아예선전까지다. 출전권을 따면 도쿄 올림픽까지 계속 맡는다. 한국 대표팀과 브라질 클럽을 함께 지도하는 것에 대해 그는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대한배구협회의 꿈보다 내가 이루고 싶은 열망이 더 클 것이다. 클럽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끌고 가는 데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여자배구 GS칼텍스-현대건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서울 장충체육관으로 이동한 라바리니 감독은 2일 KGC인삼공사-흥국생명(대전), 3일 한국도로공사-GS칼텍스(김천) 경기를 관전한 뒤 출국할 예정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