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파 항명, 첼시 ‘콩가루 집안’ 입증… “아~ 테리· 드록바·램파드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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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25일 1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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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케파 아리사발라가
사진=케파 아리사발라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대표하는 클럽 중 하나인 첼시가 경기 중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25·스페인)의 항명 논란으로 ‘콩가루 집안’이 됐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첼시는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리그컵(카라바오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만났다. 첼시는 맨시티와 120분 연장 혈투를 펼쳤으나 승부를 내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경기 결과보다 화제를 모은 장면은 따로 있었다. 이날 첼시의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는 연장 후반 종료 약 2분을 남기고 다리 근육 통증을 호소했다. 이에 첼시의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은 교체를 준비했다.

하지만 아리사발라가는 감독을 향해 교체 거부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승강이가 이어지자 주심은 교체 여부를 재차 확인했고, 결국 사리 감독은 교체를 포기했다. 교체 대기 중이던 윌리 카바예로는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벤치로 돌아갔다. 사리 감독도 분노를 표출했다.

영국 현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영국 매체 BBC는 “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모습”이라며 아리사발라가의 행동을 지적했다.

과거 첼시의 지휘봉을 잡았던 조제 모리뉴 감독도 나섰다. 영국 스포츠 매체 ‘기브미스포르트’에 따르면, 모리뉴 감독은 “정말 슬프다. 운 좋게도 나는 이런 일을 겪지 않았다”며 “그가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곤란한 상황에 빠트린 것은 좋지 않은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첼시의 모습은 콩가루 집안과 비슷하다. 첼시는 이번 시즌 명성에 못 미치는 성적(리그 6위)을 기록 중이다. 성적 부진 등으로 사리 감독의 경질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사리 감독과 선수단 사이에 불화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도 사리 감독이 선수단을 장학하지 못했다는 반증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가 부재한 탓이라고 지적하는 팬들도 있었다. 존 테리나 프랭크 램파드 같이 라커룸 내에서 팀을 다잡아줄 리더형 선수가 없다는 것.

한 축구팬은 “램파드나 존 테리가 있었으면 저런 일은 없었을 거다. 아무리 사리 감독이 성적이 별로고 경질설이 나돌지만, 케파의 행동을 보면 빅 클럽에서 뛸 선수는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팬도 “램파드, 드록바, 존 테리. 이런 선수들이 주장이었으면 이런 일이 있었을까. 이번 경기에선 사리 감독도 나름 전술 잘 짜서 잘 버티는 것 같았는데 선수가 말아먹었다”고 말했다.

한편, 논란이 커지자 아리사발라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무엇보다 먼저 오해였다고 말하고 싶다”며 “그 어떤 순간에도 나는 감독의 말에 반항하거나 그럴 의도가 없었다. 오해였을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두 번이나 의료진의 치료를 받았는데 (감독님은)내가 경기를 이어갈 수 없는 컨디션이었다고 생각하셨다. 이후 의료진에 벤치에 도착해 잘 설명해 오해가 풀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밖에서 봤을 때는 어떻게 보였을지 모르겠지만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다는 걸 알고 있다. 감독님에게 반항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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