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 ‘약속의 땅’ 태국에서 또 웃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24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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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양희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양희영(30)이 ‘약속의 땅’ 태국에서 또 웃었다. 2015년과 2017년에 이어 다시 한 번 태국 무대에서 우승 트로피와 입을 맞추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4승째를 뜻 깊게 장식했다.

양희영은 24일(한국시간) 태국 촌부리 시암 컨트리클럽(파72·6576야드)에서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총상금 160만 달러·약 18억 원) 최종라운드에서 22언더파 266타를 작성하고 정상을 밟았다. 천둥 주의보가 현지에 내려지면서 약 1시간 동안 대회가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전반 회심의 5연속 버디를 앞세워 선두자리를 굳게 지킨 뒤 후반 결정적인 버디 2개를 낚으면서 우승상금 2억7000만 원을 품었다.

양희영은 빼어난 실력에 비해 우승 복이 없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랭킹 상위권을 줄곧 유지하며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국가대표로도 활약했지만, 그간 LPGA 투어에선 통산 3승에 그쳤다.

2013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맛본 뒤 이듬해 무관으로 좌절하던 양희영은 2015년 태국과 뜻하지 않은 인연을 맺게 된다. 계기는 태국 유일의 LPGA 투어 정규대회 혼다 LPGA 타일랜드였다. 2015년 당시 세계랭킹 16위를 달리면서도 메인 스폰서가 없을 정도로 스타성과는 거리가 멀던 양희영은 이 대회에서 통산 2승째를 안았다.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7년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정상을 밟으면서 태국 필드와의 찰떡궁합을 선보였고, 올해 재차 우승을 차지하면서 2년 주기로 혼다 LPGA 타일랜드를 제패하는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가게 됐다.

3라운드를 15언더파로 공동선두로 마친 양희영은 대회 마지막 날 이민지(23·호주)와 카를로타 시간다(29·스페인)의 끈질긴 추격을 받았다. 전반 4~8번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면서 단독선두를 달리던 양희영은 14번 홀(파4)에서 위기를 맞았다. 이날 두 번째 보기를 범하며 둘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그러나 태국 무대에서 유독 강한 저력이 이번에도 양희영을 되살려냈다. 파3 16번 홀에서 회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고 단숨에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프린지 위에서 과감하게 때린 공이 컵 반 바퀴를 돌며 떨어지자 양희영은 주먹을 불끈 쥐고 우승을 확신했다.

양희영은 파5 18번 홀에서 다시 한 번 버디를 낚으면서 22언더파를 기록했고, 이민지의 이글 퍼트가 컵 앞에 멈추면서 통산 4번째 우승트로피를 수집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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