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크라운’ 가스파리니, 대한항공 가까스로 1위 탈환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018-2019 도드람 V리그’ 인천 대한항공과 수원 한국전력의 경기가 열렸다. 대한항공이 한국전력에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코트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온탕과 냉탕을 오간 대한항공이 가까스로 V리그 남자부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대한항공은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5라운드 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2(25-22 25-13 18-25 21-25 17-15) 승리를 거뒀다. 미차 가스파리니가 트리플 크라운(후위 공격 6개·블로킹 3개·서브에이스 4개) 달성과 함께 29점을 책임졌고, 김학민이 21점으로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승점 57)은 승점 2를 추가해 현대캐피탈(승점 56)을 제치고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한국전력은 서재덕이 양 팀 최다인 30점을 올렸지만, 승점 1을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방심하지 않는다’는 대한항공의 다짐이 100% 이뤄지지는 못했다. 경기 전 박기원 감독은 “후반 라운드라 모든 팀의 시스템이 완벽히 짜여진 상태다. 전력 평준화도 많이 됐다. 어떤 경기에서든 우리의 엔진을 100% 가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한국전력은 직전 경기서 현대캐피탈을 3-0으로 꺾으며 자신감이 한껏 오른 터였다.

초반 1~2세트까지 대한항공의 뜻대로 풀렸다. 세터 한선수는 1세트부터 다양한 패턴 플레이로 상대를 확실히 견제해줬다. 가스파리니(7점)와 김학민(5점)으로 중심을 잡으면서 중앙 공격을 적절히 섞었다. 김규민과 진상헌 모두 나란히 속공과 블로킹으로 2점씩 챙기며 상대 블로커를 괴롭혔다. 2세트에는 블로킹 벽을 한층 견고하게 쌓아올려 한국전력의 날개 공격진을 무너트렸다. 가스파리니와 김규민의 호흡이 빛났다. 유효블로킹에 이은 득점과 블로킹이 고루 섞이면서 압도적 점수차로 2세트를 땄다.

하지만 3~4세트 한국전력의 반격이 시작됐다. 서브가 철저히 통했다. 3세트 한국전력의 강서브에 대한항공의 리시브 효율은 22.22%까지 떨어졌다. 4세트에는 서재덕(8점)~최홍석(6점)~공재학(4점)으로 이뤄진 한국전력의 삼각편대가 힘을 냈다. 한국전력은 끈질긴 수비 집중력으로 공격 기회를 살렸고, 뛰어난 결정력까지 보태며 세트스코어 2-2 동률을 엮었다.

승리까지 내줄 수는 없었다. 마지막 세트에서 대한항공 김학민이 뒷심을 발휘했다. 퀵오픈 공격을 성공시켜 13-13 균형을 맞춘데 이어 블로킹을 추가해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시간차 공격이 통하며 대한항공의 15점째도 김학민의 손끝에서 나왔다. 여기에 진성태의 속공과 서브에이스가 연달아 터지며 대한항공이 17-15로 최후의 미소를 지었다.

인천｜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