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상대팀 감독들이 본 한국축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13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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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상대팀 감독들이 본 한국축구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이 끝난 가운데 C조의 한국은 2연승으로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6강행을 확정했다. 하지만 한국은 경기 결과와는 달리 내용면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1차전 필리핀과 경기에서는 황의조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기긴 했지만 상대의 밀집 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채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다. 뻔히 예상된 상대 전술을 깨지 못한 밋밋한 전술, 그리고 선수들의 부진한 컨디션이 문제였다.

2차전 키르기스스탄전도 객관적인 전력상 압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상대가 적극적으로 나오면서 힘겨운 승부가 전개됐다. 위험한 고비도 몇 차례 넘겼다. 김민재의 헤딩골로 승점 3을 따냈지만 잦은 패스미스와 실망스러운 골 결정력이 불안감을 키웠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김민재. 스포츠동아DB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김민재. 스포츠동아DB

한국과는 달리 상대팀 감독들은 강력한 우승후보 한국을 상대로 선전하면서 자신감을 키웠다.
필리핀의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은 “한국은 좋은 팀으로 예상했고, 예상대로 피지컬과 전술적으로 강한 팀이었다”면서도 “우리는 과거 20번의 기회를 상대에게 줬다면 이번에는 달랐다. 몇 차례 기회도 만들었다. 졌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한국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잘했다. 희망을 봤다.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고 했다. 한국을 상대로 준비한 전술이 통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도 “상대가 수비 진형으로 많이 물러나 공간 창출이 어려웠다”고 했다.

키르기스스탄의 알렉산드르 크레스티닌 감독도 졌지만 만족했다. 그는 “비록 2경기에서 승점을 얻지 못했지만 좋은 경기를 했다. 아직도 16강에 갈 가능성은 있다”면서 “A매치에 처음 출전한 어린 골키퍼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 월드컵에 출전했던 한국을 상대로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쳤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키르기스스탄도 자신들의 생각대로 경기를 펼친 셈이다. 벤투 감독은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못하면서 상대에게 득점할 수 있다는 희망을 살려주고 말았다. 그로 인해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 상대는 준비한대로 실전을 펼친 반면 한국은 곳곳에서 문제점을 확인했다. 다행스러운 건 이변의 희생양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의 3차전 상대는 같은 승점(6점)의 중국이다. 16일 조 1위를 놓고 맞붙는다. 이번에는 결과와 함께 우승후보다운 내용을 보여줄 수 있을까.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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