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못 본 황금팔 대결, 황금돼지해 달궈다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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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흥행카드 양현종 vs 김광현… 2015년 이후 선발 맞대결 불발
통산 6차례 맞붙어 2승씩 챙겨… 올해 우열 갈릴지 팬들 두근두근

KIA 양현종(왼쪽),SK 김광현(오른쪽)
KIA 양현종(왼쪽),SK 김광현(오른쪽)
‘황금 돼지해’에는 양현종(31·KIA)과 김광현(31·SK)의 선발 맞대결을 볼 수 있을까.

리그를 대표하는 동갑내기 좌완 강속구 투수인 둘은 각각 2017년과 2018년 한국시리즈에선 팀의 우승을 결정짓는 마무리 투수로도 나섰다. 원래 보직은 선발 투수이지만 팀의 에이스로 공헌한 두 선수에게 양 팀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했다. 두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둘의 선발 맞대결은 2015년 이후 성사되지 않았다. 김광현이 활약하던 2000년대 후반에는 양현종이 꽃을 피우지 못했다. 양현종의 기량이 만개한 2010년대 중반에는 김광현이 팔꿈치 부상으로 부진했다. 김광현이 꾸준한 재활로 지난해 11승 8패 평균자책점 2.98로 회복했고, 양현종이 13승 11패 평균자책점 4.15로 여전한 지금이 두 선수 모두 제 기량으로 맞붙을 수 있는 적기라는 평가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프로야구 흥행을 위해 과거 최동원, 선동열과 같은 라이벌 구도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SK 염경엽 감독, KIA 김기태 감독 모두 이런 정면 승부를 피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성사된다면 큰 관심을 모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종열 SBS 해설위원은 “둘은 올해 2020년 도쿄 올림픽 예선을 겸해 11월 치러지는 프리미어12의 국가대표 ‘원투펀치’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제 기량을 유지해 맞대결을 펼친다면 최고의 흥행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두 선수는 통산 6차례 맞붙어 2승씩을 챙겼다. 2007년과 2008년 대결에서는 두 선수 모두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고 2013년과 2014년에는 김광현이, 2015년 두 차례 대결에서는 양현종이 승리를 거둬 팽팽히 맞섰다. 지난해에는 하루 차이로 엇갈린 것만 네 차례였다. 특히 5월 19일 김광현이, 20일에는 양현종이 선발로 예고된 상황에서 SK의 17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선발 대결의 기대를 키웠으나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김광현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19일 등판을 결정했다. 당시 힐만 감독은 “둘이 같은 날 나오는 것을 팬들이 기대하신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스케줄대로 가야 했다. 이틀 연속 좋은 왼손 투수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선수 모두 절정의 컨디션으로 등판할 수 있는지가 변수다. 지난해 양현종은 8월 아시아경기 이후 옆구리 부상과 구속 저하를 겪었다. 그는 5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투구하고 있어 몸에 무리가 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광현은 지난해 136이닝으로 투구 수를 관리 받으며 좋은 성적을 냈지만 이닝 수가 늘어났을 때도 정상 가동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허 위원은 “초봄에 만난다면 두 선수 모두 최고의 기량으로 맞붙을 수 있다. 하지만 여름 이후에는 얼마나 체력 관리가 되어 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양현종#김광현#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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