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승강 싸움 ‘뒤집거나, 지키거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1월 23일 05시 30분


대전 고종수 감독-광주 박진섭 감독-부산 최윤겸 감독(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 고종수 감독-광주 박진섭 감독-부산 최윤겸 감독(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초겨울인 11월말에 접어들면서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만큼 찬 바람이 불어 외출 시에는 두꺼운 외투를 반드시 입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 계절, 매년 K리그1(1부리그), K리그2(2부리그)는 승강 싸움으로 희비가 엇갈린다. 1승에 누군가는 웃고, 1패에 누군가는 운다. 단순한 승패가 아니다. 경기 결과에 따라 차기 시즌(2019시즌) 무대가 달라진다.

● 성남FC, 3년 만의 K리그1 복귀…나머지 한 자리는?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은 정규리그 일정을 이미 모두 소화했다. K리그2 1위 팀은 K리그1에 자동 승격한다. 올 시즌 K리그2 1위는 아산 무궁화(경찰청)다. 그러나 경찰청이 내년 선수 충원 의사가 없음을 밝히면서 K리그1 승격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에 따라 2위를 차지한 성남FC가 승격했다. 지난 2016년 승강 플레이오프(PO)를 통해 K리그2로 강등됐던 성남은 2019시즌 3년 만에 K리그1으로 복귀한다.

성남의 남기일 감독(44)은 광주FC 감독으로 자리했던 지난 2014년 팀을 K리그1으로 승격 시킨 경험이 있다. 당시 광주는 경남FC와의 승강PO에서 1승1무의 성적을 거두면서 K리그1 무대를 밟은 바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성남의 사령탑에 오른 남 감독은 부임 첫 시즌에 팀을 K리그1으로 승격 시키면서 다시 한 번 ‘승격전문가’로서의 능력을 과시했다.

아산의 1부리그 승격 자격이 박탈되면서 승강PO 구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3위 부산 아이파크가 PO에 직행하며 4위 대전 시티즌과 5위 광주FC가 준PO를 치른다.

대전과 광주는 2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준PO를 치른다. 이 경기의 승자는 12월 1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부산과 승강PO를 놓고 최후의 격돌을 벌인다. PO 승리 팀은 12월 6일과 9일 홈&어웨이 방식으로 K리그1 11팀과 승격과 강등을 놓고 팀의 운명이 달린 혈전을 벌인다.

상주 김태완 감독-인천 욘 안데르센 감독-전남 김인완 감독(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대한축구협회
상주 김태완 감독-인천 욘 안데르센 감독-전남 김인완 감독(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대한축구협회

● 혼전의 K리그1 하위권…‘니가 가라 K리그2’

스플릿라운드가 진행 중인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은 팀당 2경기씩 남겨놓고 있다. A매치 휴식기를 보낸 K리그1 각 팀은 24일 37라운드에 돌입한다. 12위 팀은 무조건 강등되며 11위 팀은 승강 PO에서 승리 시에만 K리그1에 잔류할 수 있다.

현재 강등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팀은 10위 상주 상무(9승10무17패·승점37), 11위 인천 유나이티드(8승12무16패·승점36), 12위 전남 드래곤즈(8승8무20패·승점32) 등이다.

한 때 강등 위험지역에 있었던 FC서울(9승13무14패·승점40)은 최용수 감독 부임 이후 빠르게 전열을 정비하면서 일단 강등권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잔여 경기가 2경기뿐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 시점에서는 전남이 강등될 가능성이 높다. 10위 상주와는 승점5, 11위 인천과는 승점4 차이다. 2경기를 모두 승리한다고 해도 상주, 인천이 모두 패해야만 10위로 강등을 면할 수 있다. 기업구단이 도·시민 구단과의 경쟁에서 밀려 최하위에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전남은 이미 체면을 구긴 상태다. K리그1 생존은 기업구단으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이지만, 전망은 어둡다.

K리그 스플릿제도가 도입된 2012년 이후 기업구단이 K리그2로 강등된 팀은 2015년 부산 아이파크가 유일하다. 2015년 당시 K리그1 11위로 수원FC와 승강PO를 펼친 부산 아이파크는 두 경기를 내리 패하면서 K리그2로 강등됐다. 부산은 아직까지 K리그2에 머물고 있다.

전남이 자력으로 강등권 탈출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강등권 탈출을 놓고 벌이는 상주와 인천간의 경쟁이 더 볼만할 전망이다. 10위 상주와 11위 인천의 차이는 불과 승점1이다. 상주는 24일 강원FC(37라운드), 12월 1일 서울(38라운드), 인천은 24일 서울(37라운드), 12월 1일 전남(38라운드)과 각각 만난다.

상주와 인천 모두 서울과 만난다. 두 팀의 캐스팅보드는 공교롭게도 바로 윗자리에 위치해 있는 9위 서울이 쥐고 있는 셈이다. 서울은 한숨 돌린 상태라고 하지만,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상주, 인천과의 승점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남은 두 경기 모두 덜미를 잡힌다면 승강PO를 펼치게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아들 수도 있다.

누가 살아남고 떨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오로지 승리만이 생존을 위한 길이라는 점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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