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올해는 야구인생서 가장 혼란스러운 시간…내년엔 부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일 15시 13분


프로야구 한화 김태균은 “올 시즌 크고 작은 부상이 계속되면서 야구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해 였다”고 했다. 그는 이달부터 몸을 다시 만들어 내년에는 실력으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동아일보DB
프로야구 한화 김태균은 “올 시즌 크고 작은 부상이 계속되면서 야구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해 였다”고 했다. 그는 이달부터 몸을 다시 만들어 내년에는 실력으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동아일보DB
“열심히 준비한다고 했는데 뜻대로 안되더군요. 모든 게 제 탓이죠.”

프로야구 한화의 4번타자였던 김태균(36)은 올해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음을 아쉬워했다. 한화는 올 시즌 하위권에 머물 거라는 예상을 깨고 3위에 올랐다. 그러나 김태균은 총 144경기 중 7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5, 10홈런, 34타점에 머물렀다. 2001년 프로 데뷔 후 최소 경기 출장에다 규정타석도 채우지 못했다. 크고 작은 부상이 발목을 잡은 거였다.

김태균은 31일 대전에서 허리 목 어깨 등에 물리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올해는 내 야구인생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시간이었다. 몸 관리에 실패한 나 자신이 실망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시즌 초반 경기 도중 손목에 공을 맞아 부상을 당했어요. 복귀한 뒤에도 종아리, 허리 통증으로 경기에 빠지게 됐죠. ‘다치고 아프고 재활하고 몸 만드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심신이 지치더군요. 나 때문에 팀 분위기가 나빠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죠. 그래도 후배들이 ‘빨리 돌아오라’고 말해 준 게 힘이 됐습니다.”

그는 팀이 11년 만에 가을잔치(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도 활짝 웃지 못했다. 부상 후유증으로 타격 감각을 찾기 어려웠다. 4번타자 자리도 외국인선수 제라드 호잉과 후배 이성열에게 내줘야 했다. 아쉬움은 없었을까.

“한번도 4번타자에 연연한 적이 없습니다. 언제든 후배들과 경쟁에서 이겨야 4번타자라고 생각해요. 내가 부족했고 후배들이 잘한 거죠.”

그래도 김태균은 승부사였다. 10월 22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5번 지명타자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3-3으로 맞선 9회초 1사 1루에서 결승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그는 이날 MVP에 선정된 뒤 “나보다 좋은 선수가 많아 강팀이 된 것 같다. 후배들에게도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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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김태균도 팀 내 최고참 선배가 됐다. 2012년 일본 프로야구 롯데에서 돌아왔을 때는 후배들의 군기 반장을 맡았다. 요즘은 후배들을 다독이며 팀워크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고참도 운동선수인 만큼 야구를 잘해야 인정받습니다. 후배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요구하기보다 나 스스로 모범이 돼야 한다고 봐요. 실력으로 밀리면 도태되는 게 프로의 세계니 저부터 솔선수범해야죠.”

김태균은 내년이면 서른일곱 살, 서서히 은퇴를 바라볼 나이다. 그는 내년에 실력으로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생각이다. 1일부터 대전에서 팀 마무리 훈련에 참가하고 개인 훈련도 병행할 계획이다.

“현역으로 뛸 시간도 몇 년 남지 않았네요. 명예회복을 하는 게 중요하죠. 가장 좋은 모습으로 멋지게 물러나고 싶습니다.”

그는 딸 둘을 두고 있다. 첫 째 효린 양(8)은 아빠와 아나운서 출신 엄마(김석류·35)를 반씩 닮아 지난해 올스타전 때 귀여움을 독차지 했다. 올해 3월 둘째 딸을 얻었다. 김태균은 “효린이가 그림 그리기와 춤추는 데 재능이 있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걸 밀어줄 생각”이라며 “아내와 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야구만큼이나 소중하다”고 말했다. 영락없는 딸 바보 아빠였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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