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오지환 선발, SUN은 왜 마음 바꿨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9월 5일 05시 30분


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은 ‘병역특례 무임승차’ 논란의 당사자인 오지환(LG 트윈스)을 발탁한 이유를 한 번도 구체적으로 밝힌 바 없다. 당초 선 감독도 오지환의 대표팀 선발에 대해선 부정적이었기에 여전히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은 ‘병역특례 무임승차’ 논란의 당사자인 오지환(LG 트윈스)을 발탁한 이유를 한 번도 구체적으로 밝힌 바 없다. 당초 선 감독도 오지환의 대표팀 선발에 대해선 부정적이었기에 여전히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던 일부 야구선수들을 향한 ‘병역특례 무임승차’ 논란이 뜨겁다. LG 트윈스 오지환(28)과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28)이 주역들이다. 이들이 귀국한 당일인 3일 병무청이 ‘체육·예술분야의 병역특례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이어 4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직접 이 사안을 거론했다. ‘특혜 축소’가 유력하다.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지환과 박해민 모두 연령제한으로 인해 지난해가 상무 또는 경찰청 야구단에 입단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음에도 이를 포기한 채 AG 대표팀 발탁에 모든 것을 걸었다. 즉각적으로 팬들의 거부반응이 잇따랐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분위기가 주류였다.

선동열(55) 야구대표팀 감독 또한 당시 이들의 대표팀 발탁에 대해 몹시 거북해했다. 김하성(23·넥센 히어로즈)을 이미 대표팀 부동의 유격수로 구상하고 있었던지 특히 오지환의 선택에 대해선 의구심까지 드러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11월 16~19일·일본 도쿄) 출전을 앞두고 고척스카이돔에서 대표팀 소집훈련을 지휘하던 선 감독은 “오지환은 왜 저러나. 나도 궁금해서 (내막을) 알아봤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내년 시즌 리그를 지배하는 수준의 성적을 내지 않으면 오지환은 안 뽑는다”고 못 박았다. 이 같은 기류는 음으로, 양으로 야구계에 전해졌다.

오지환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을 면제받지만, 병무청의 ‘병역특례 전면 재검토’라는 새로운 불씨도 낳았다. 스포츠동아DB
오지환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을 면제받지만, 병무청의 ‘병역특례 전면 재검토’라는 새로운 불씨도 낳았다. 스포츠동아DB

그랬던 선 감독이 7개월 만에 돌연 마음을 돌렸다. 6월 11일 발표된 24명의 AG 최종 엔트리에 오지환을 포함시켰다. 이 시점에서 오지환은 타율 0.300, 4홈런, 33타점의 나름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었지만 ‘리그를 지배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전천후로 활용할 수 있는 백업 내야수 대신 유격수만 가능한 자원의 합류에 팬들을 중심으로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선 감독은 AG 금메달을 따고 귀국하기까지 3개월 가까이 흐르도록 단 한 차례도 오지환을 선발한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이제 논란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관련 당사자들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가운데 선 감독만을 탓하기는 힘든 속사정이 있었으리란 관측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왜 선 감독이 홀로 바가지를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하는 야구인도 있다. 7개월 만에 선수를 보는 선 감독의 눈이 달라진 것인지, 구단들의 협조가 절실한 대표팀 감독의 숙명에 발목을 잡힌 것인지는 지금으로선 알 길이 없다. 다만 국민적 공분을 살 정도로까지 사태가 악화된 마당에 선 감독이든, KBO든, 아니면 다른 누구든 침묵으로 일관해선 곤란해 보인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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