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혜택 위한 플레이는 없었다…정정당당 한국양궁, 하루 金 3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8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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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화살은 10점 과녁을 꿰뚫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8년 만의 개인전 금메달이었다. 하지만 김우진(26·청주시청)은 웃지 않았다. 동료 선수가 세리머리를 위해 대형 태극기를 전해주려 했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결승전 상대였던 대표팀 후배 이우석(21·상무)에 대한 배려였다.

28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양궁 남자 리커브 결승전은 왜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인지를 보여준 한 판이었다.

올해 2월 상무에 입대한 이우석은 이날 금메달을 따면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병역혜택을 위한 느슨한 플레이는 없었다. 금메달은 세트스코어 4-4 동점에서 마지막 10점을 쏜 김우진의 차지였다.

김우진은 “병역이나 경기 외적인 일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쏘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하루 전 남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은 딴 뒤 펑펑 눈물을 쏟았던 이우석은 이날은 담담히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이우석은 “은메달을 딸 수밖에 없는 경기를 했다. 내가 부족해서 진 경기다.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내년 전역하는 그는 “남은 군 생활 열심히 하겠다. 어차피 한국 남자라면 다들 가지 않나. 군대도 나쁘지 않아요”라며 웃기도 했다. 이우석은 일병을 달 시기이지만 국가대표 선발전 등으로 기본군사훈련을 2주 밖에 받지 않아 여전히 ‘이병’ 신분이다.

한국 남녀 컴파운드 대표팀은 단체전 결승에서 모두 승리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최보민-송윤수-소채원으로 구성된 여자 컴파운드 대표팀은 인도를 231-228로 꺾었다. 최용희-김종호-홍성호의 남자 대표팀도 슛오프 끝에 인도를 제압하고 역대 이 종목 첫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양궁은 총 8개의 금메달 중 4개를 획득하고 대회를 마감했다.

자카르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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