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야구단의 운명, 왜 유상증자에 달렸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6월 1일 05시 30분


히어로즈 이장석 전 대표. 스포츠동아DB
히어로즈 이장석 전 대표. 스포츠동아DB
도덕의 논리에서 봤을 때, 이장석 전 넥센 히어로즈 대표는 파산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자본의 논리로 아직 ‘재기’의 여지는 살아있다.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고, KBO로부터 직무정지 처분까지 받은 상황이어도 어디까지 이 전 대표는 넥센 히어로즈 야구단의 대주주다.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재판에서 패소한다면, 주식 40%를 내줘야 한다. 이러면 대주주의 지위마저 상실할 수 있다.

히어로즈 야구단을 둘러싼 갖은 추문으로 여론마저 등을 돌린 형국이다. 그러나 이 전 대표가 인생사업이자 자신의 분신이라 할 히어로즈 야구단에서 쉽게 손을 뗄 리가 없다.

이 전 대표의 ‘최후의 필살기’는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권 방어라고 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이 전 대표는 히어로즈 지분의 67.56%를 가지고 있다. 이 권한을 토대로 주주우선배정방식으로 증자를 해서 287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할 생각이다. 이 전 대표는 287억원에서 67.56%에 달하는 만큼의 주식을 추가 매입할 수 있다. 즉 200억원 가까운 베팅을 해야겠지만 그만큼 야구단 지분율은 상승한다. 즉, 설령 홍 회장에게 40% 지분(유상증자 전 기준이다)을 넘겨주는 사태가 발생해도 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히어로즈의 유상증자 청약일은 6월 14일로 알려졌다. 이를 방관할 수 없는 홍 회장 우호세력에서도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유상증자를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히어로즈 야구단이 영속할지, 매각될지 여부는 우선 경영권 분쟁부터 해결되어야 알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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