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황선홍, 결국 날개 접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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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성적 부진, 자진 사퇴”… 2016년 우승했으나 작년 5위 추락
올해도 9위… 팬들 퇴진 요구 거세, 데얀 등 주축선수 내보내 비난도
이을용 대행 체제로 2일 경남전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프로축구 FC서울 황선홍 감독(50·사진)이 결국 지휘봉을 내려놨다.

서울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황 감독의 사퇴와 이을용 코치(43)의 감독 대행 사실을 알렸다. 구단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황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혀와 구단이 만류했으나 끝내 본인 의사를 되돌릴 수 없어 이를 받아들였다”며 “팀의 빠른 안정을 위해 이을용 코치에게 벤치를 맡겨 이번 시즌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황 감독은 2년을 채 채우지 못하고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포항 감독을 거쳐 2016년 6월 서울 감독 자리에 오른 황 감독은 그해 팀의 리그 우승을 이끌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해 서울이 5위로 내려앉으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올 시즌에는 초반 10라운드까지 서울이 고작 2승(4무 4패)을 거두며 9위까지 추락하자 이에 실망한 서울 팬들의 사퇴 요구가 거셌다. 서울 홈경기 때는 경기장에 ‘황새(황 감독의 선수 시절 별명) 아웃’이라 적힌 플래카드와 함께 팬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서울 지휘봉을 잡은 뒤 황 감독은 빠른 경기 템포와 역동적 공격 전개를 강조하는 자신만의 축구 색깔을 이식하기 위해 대대적인 팀 리빌딩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데얀, 오스마르, 윤일록 등 그동안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을 내보냈다. 이들을 대신해 안델손, 에반드로 등을 영입했지만 이들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팀 성적은 하위권을 맴돌았다.

황 감독은 지난달 11일 시즌 첫 승리(포항전) 이후 분위기 반전의 마지막 기회였던 3경기(울산, 대구, 전남전)에서도 1승 2패로 부진하자 자진 사퇴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 바통을 이어받은 이을용 감독 대행은 2일 경남을 상대로 데뷔전을 치른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fc서울#황선홍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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