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웃기고 울린 스무살 여자농구…외인선수 난투극부터 김정은의 눈물까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3월 27일 05시 45분


6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 스포츠동아DB
6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 스포츠동아DB
■ 우리은행 통합 6연패로 막 내린 5개월간의 열전

어천와-해리슨 올스타전 화해 결말
챔프전 MVP 김정은, 첫 우승 감격
정미란, 암 극복 인간승리 드라마도


여자농구 시즌이 21일 막을 내렸다. 우리은행이 통산 10번째이자, 통합 6연패의 위업을 달성하며 다시 한번 여자농구 최강 팀임을 증명했다. 첫 번째 우승을 노리던 KB스타즈는 아쉬움의 눈물을 훔치며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지난 다섯 번의 시즌과 비슷했지만, 그 과정은 전혀 달랐다. 시즌 초반 우리은행은 외국인 선수 교체 등의 어려움을 겪으며 개막 2연패로 흔들렸다. 위성우 감독이 팀을 빠르게 추스르며 선두를 탈환했지만, 추격자 KB스타즈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KB스타즈는 시즌 막판 팀 역대 최다인 11연승을 달리며 우리은행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도 KB스타즈가 4승 3패로 우리은행을 압도하며 V1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역시 우리은행은 우리은행이었다. 추격을 받는 상황에서 시즌 막판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시즌 최종전에서 챔피언 결정전 직행 티켓을 따냈다. 챔피언 결정전 직행 티켓 획득은 우리은행이 체력적인 우위에서 시리즈를 치를 수 있는 바탕이 됐다.

6년 연속 우승이지만, 우리은행에게 이번 우승은 남달랐다. 위성우 감독 역시 시즌 중반 부친상이라는 아픔을 이겨내고 거둔 우승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데뷔 첫 우승을 기록한 김정은은 미디어와 농구팬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정규리그 우승 확정 후 눈물을 흘렸던 김정은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맹활약을 펼쳤고 MVP까지 선정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사진제공|WKBL
사진제공|WKBL

우리은행의 우승 스토리 이외에도 이번 WKBL은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내며 팬들을 울고 웃겼다. 시즌 중 몸싸움을 벌여 경기 출장정지라는 징계를 받았던 어천와(우리은행)와 해리슨(KEB하나은행)은 올스타전에서 유쾌한 포토 세리머니로 팬들을 웃겼다. 암투병을 이겨낸 정미란(KB스타즈)은 후반기 복귀전을 치르며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이뤄냈다.

경기장 밖에서도 WKBL은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연맹 공식 페이스북과 네이버 채널을 통해 팬들과 만났고, 트렌드에 맞춰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해 젊은 팬들과의 소통을 늘렸다. TV중계가 되지 않았던 신입선수 선발회와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는 페이스북 라이브로 중계해 팬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주년을 맞아 선정된 ‘GREAT 12’도 눈길을 끌었다. 프로리그 이전 활약했던 정은순, 유영주부터 여자농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전주원-정선민-변연하 등 레전드들, 그리고 현역으로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임영희, 박혜진(이상 우리은행)까지 세대별 선수들을 고루 선정해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5개월 동안 코트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해준 여자농구는 여름부터 다시 달린다.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뒤 9월 22일부터 스페인 여자농구월드컵에 출전한다.

허보람 스포츠동아 객원기자 hughand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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