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5위’ 이승훈에게 5000m는 매스스타트 리허설 아닌 주종목!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2월 11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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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이승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남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이승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승훈(29·대한항공)은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은메달리스트다. 당시 6분16초95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2위에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개인 최고기록은 6분7초04로 세계 수준에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그의 확실한 주종목으로 자리 잡은 매스스타트에 집중하느라 5000m에 대한 기대치가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5000m는 여전히 이승훈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종목이다. 1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는 이승훈이 왜 ‘장거리 간판’인지 보여준 한판이었다.

이승훈은 이날 6분14초15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최종 5위로 경기를 마쳤다. 7조 경기가 끝날 때까지 1위를 지키며 내심 메달 획득까지 바라봤지만, “잘 타는 선수들이 정말 많다. 편안하게 보겠다”던 그의 말대로 메달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1~3위를 차지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 테드-얀 블레멘스(캐나다), 스베르 페데르센(노르웨이) 등이 워낙 막강했다.

그러나 이승훈의 지구력과 막판 스퍼트는 엄청났다. 그 자체로 매스스타트 금메달 가능성을 키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함께 레이스를 펼친 바르트 스빙스(벨기에)와 1~2초의 간격을 유지하다 3800m 구간부터 그 차이를 줄였고, 마지막 400m 구간에서 승부를 뒤집었다.

이승훈은 애초 5000m에 크게 집중할 계획은 아니었다. 스스로도 6분 15~16초대 기록을 목표로 설정하고 레이스를 준비했단다. “6분 15~16초대 기록을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기록이 잘 나왔다. 관중의 함성은 감동이었다. 그 덕분에 마지막까지 잘 달릴 수 있었다.” 그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첫 단추는 순조롭게 끼웠다. 이승훈에게는 세 종목이 더 남아있다. 15일 1만m와 18일 팀추월, 24일 매스스타트다. 팀추월과 매스스타트는 이승훈 본인이 메달에 욕심을 내는 종목이다. 1만m에 대해선 “잘 타는 선수가 워낙 많다”고 했지만, 2014소치동계올림픽 때도 4위에 올랐을 정도로 여전히 경쟁력을 갖춘 터라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강릉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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