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센터 11월 돼서야 제대로 사용, 12월부터는 활용 못해 대표팀 불만
실전감각 익힐 관중 동원도 감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컬링 대표팀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8월 집행부 내부 문제로 대한컬링경기연맹이 관리단체로 지정되는 등 홍역을 치렀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이 석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컬링 대표팀의 현실은 답답해 보였다.
27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치러진 컬링 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도 작심발언이 쏟아졌다. 믹스더블 대표팀의 이기정은 “우리는 (소속팀) 경북체육회 팀이 아닌 대한민국 대표팀이다. 연맹에서 선수단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여자 대표팀의 김민정 감독 역시 “지금 같은 상황에서 메달은 기대하기 힘들다”며 아쉬움을 쏟아냈다.
대표팀에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올림픽을 치르는 강릉컬링센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장 바닥 보수 문제 등으로 이달 들어서야 강릉컬링센터에서 훈련을 시작한 대표팀은 형평성 및 경기장 설비 조성 등을 이유로 다음 달부터 경기장을 쓰지 못하게 됐다. 해외대회 참가 일정 등으로 짧게는 나흘(남자 대표팀 기준)밖에 센터에서 훈련을 못 하는 대표팀으로선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감독은 “같은 빙질이라도 하루하루 (상태가) 다르고, 또 샷 한두 개에 따라 경기 전개가 완전히 달라지는 만큼 적응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훈련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연맹 측은 “관리단체 체제 출범 후 9월 들어 경기장 사용 요청을 했지만 얼음을 얼리는 문제로 11월에야 경기장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달 강릉에서 훈련을 마친 뒤에도 마땅한 훈련 장소가 없다는 점도 대표팀을 한숨짓게 하고 있다. 이천훈련원 컬링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빙질에 대해 아직 정확한 체크가 이뤄지지 않았다. 여자 대표팀 김영미는 “기술적 보완은커녕 장소에 대한 고민으로 훈련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올림픽 때와 비슷한 규모로 관중을 동원해 실전 감각을 익히는 ‘시뮬레이션 훈련’, 믹스더블 대표팀의 올림픽 경험 있는 외국인 코치 선임 등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에 연맹에서는 시뮬레이션 훈련의 하나로 내년 1월 열리는 겨울전국체육대회 참가 등을 아이디어로 제시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자 대표팀 스킵(주장) 김은정은 “풀 리그 방식으로 열리는 올림픽과 달리 (겨울체육대회는) 토너먼트식으로 진행돼 차이가 클 뿐 아니라 지금 대표팀에 급한 건 세계적인 팀과의 대결”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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