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타이거즈 KS 불패신화, KIA 8년 만에 V11 완성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31일 05시 30분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7-6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7-6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IA 이범호의 타구가 30일 잠실구장의 밤하늘을 꿰뚫고 날아갔다. 하염없이 날아간 타구는 좌측 담장(비거리 115m)을 훌쩍 넘겼다. 만루홈런, 3회였음에도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KS)’의 왕좌가 KIA의 것임을 세상에 확신케 하는 결정적 한방이었다.

KIA가 4승1패로 두산을 꺾고 2017년 정규시즌과 KS 통합 챔피언이 됐다. 2009년 이후 8년 만에 탈환한 정상이다. KIA는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KS에 11번 올라 모조리 우승하는 ‘불패신화’를 완성했다.

우승까지의 모든 여정이 불멸의 순간들로 기억될 것이다. KIA의 가을 저력은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2차전부터 발휘됐다. 25일 KS 1차전 패배(3-5) 후 위기에 처한 KIA는 에이스 양현종의 왼쪽 어깨에 팀의 운명을 내맡겼다. 양현종은 두산 장원준과 KS 역사에 길이 남을 투수전을 펼치며 1-0 완봉승을 이끌었다. 양현종의 투혼은 시리즈의 물줄기를 바꿨고, 움츠러들었던 KIA 선수들을 깨웠다.

장소를 잠실로 옮긴 28일 KS 3차전은 KIA 김기태 감독의 ‘우주의 기’가 뿜어졌다. 나지완을 승부처 조커로 아껴놨던 전술이 6-3 승리를 굳히는 9회 대타 2점홈런으로 적중했다. 기세가 오른 KIA는 29일 KS 4차전에선 24세 임기영을 히어로로 탄생시켰다. 생애 첫 KS에서 임기영은 5.2이닝 무실점으로 KIA에 5-1 승리를 선사했다.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KIA가 7-6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통합 우승을 차지한 후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KIA가 7-6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통합 우승을 차지한 후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S를 결정지을 수 있는 30일 5차전. 4차전까지 거의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던 3루수 이범호가 단 한순간에 베테랑이란 무언인지를 증명했다. 0-0으로 맞선 3회초, 선두타자 이명기가 내야안타로 출루하자 KIA 벤치는 보내기번트를 지시했다. 2번타자 김주찬에게 1회에 이어 2타석 연속 번트를 대도록 한 것이다. 1사 2루, 3번타자 버나디나의 중전적시타가 터졌다. KS 내내 이어졌던 ‘선취점=승리’ 공식이 KIA의 것으로 다시 왔다. 최형우의 안타와 나지완의 사구로 만들어진 2사 만루, 이범호가 두산 에이스 니퍼트를 무너뜨리는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렸다. 5차전 데일리 MVP는 당연한 차지였다.

KIA는 6회 2점을 더 얻어 7-0까지 앞섰다. 7회말 두산의 거센 추격을 받고 7-6, 턱밑까지 쫓겼으나 기어코 막아냈다. KIA는 9회말 마무리로 에이스 양현종을 출격시켰다. 양현종은 첫 타자 김재환을 볼넷, 1사 후 조수행의 번트 타구 때 3루수 김주형의 1루 송구실책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다. 만루작전을 펴 1사 만루, 여기서 양현종은 박세혁을 유격수 뜬공을 잡아낸 뒤 김재호마저 포수 파울플라이로 막아냈다. 2017년 KS는 양현종의, 양현종에 의한, 양현종을 위한 무대였다. 양현종은 기자단 투표에서 48표를 받아 KS MVP로 빛났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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