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인라인천재 “달리기에 빠졌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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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서울달리기]여자 10km 42분8초 우승 박민씨
2002년 인라인 우승때 동아일보도 소개… 남자는 남평수씨 2년만에 정상

“두 달 정도 됐습니다.”

15일 서울달리기대회 여자 10km 부문 우승자 박민 씨(31)는 자신을 초보 마라토너라고 소개했다. 이날 기록은 42분8초. 짧은 경력에 비해 지나치게(?) 좋은 성적이다. 박 씨는 “오늘이 최고 기록”이라며 “다음 목표는 41분대에 주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가 마라톤 신동 실력을 뽐내게 된 것은 학창 시절부터 예사롭지 않은 운동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 인라인스케이트 붐이 일던 2000년 초반, 박 씨는 동호인들 사이에선 소문난 데몬스트레이터(시범 선수)였다. 실력이 좋아 특정 장비 업체의 후원을 받는 동호인 중 한 명이었던 것이다.

2002년 인라인스케이트에 입문한 지 3개월 만에 중고 대회에서 2차례 우승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당시 본보에도 그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는데, 여기서 그는 “처음 타봤더니 ‘필’이 팍 꽂혔다”고 밝히며 남다른 운동 감각을 과시했다. 20대 중반부터 운동과 담을 쌓았던 그는 예전에 느꼈던 스포츠 도전정신을 다시 떠올리며 달리기를 시작했다. 박 씨는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그저 달리는 게 좋은, 지금 이 마음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자부 10km에선 남평수 씨(38)가 33분4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 우승에 이어 2년 만에 정상에 복귀한 남 씨는 “몸 생각해서 운동을 시작했는데 뛰면서 자존감도 높아지고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017 서울달리기#박민#남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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