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입단회견에서 허언을 하지 않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29일 05시 30분


롯데 이대호는 올해 가을 야구 진출과 100만 관중 돌파라는 의미있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올 1월 복귀 당시 팬들과 한 약속을 모두 지켰다. 스포츠동아DB
롯데 이대호는 올해 가을 야구 진출과 100만 관중 돌파라는 의미있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올 1월 복귀 당시 팬들과 한 약속을 모두 지켰다. 스포츠동아DB
시계바늘을 돌려보자. 2017년 1월 30일 잠실 롯데호텔. 2012시즌부터 2016시즌까지 5년간의 일본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롯데로 돌아온 이대호(35)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이대호의 복귀 첫마디는 “몸 잘 만들어서 롯데 팬들이 야구장에 많이 올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였다. 그로부터 8개월 후. 이대호는 9월 28일까지 총 140경기에 출장했다. 타율 0.325, 34홈런, 111타점을 올렸다. 그리고 롯데의 홈 필드 부산 사직구장은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대호는 전준우, 손아섭, 강민호, 최준석 등이 자신을 도와주기를 원했다. “서로서로 돕다가 개인 성적을 내다보면 팀 성적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 다같이 ‘윈-윈’하는 그런 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현 시점에서 이 4명은 이대호와 더불어 롯데 타선에서 가을야구의 일등공신들이다. 군에서 복귀한 전준우는 타율 0.320에 18홈런 ·67타점,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둔 손아섭은 타율 0.335·190안타·20홈런·79타점·24도루, 역시 FA 재취득을 앞둔 포수 강민호는 타율 0.289·22홈런·68타점, 또 다른 FA 예정자 최준석은 타율 0.294·14홈런·82타점을 기록 중이다.

NC전에서 득점하는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NC전에서 득점하는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지역 라이벌 NC에 대해서도 이대호는 다짐을 했었다. “지난 시즌 롯데가 NC에 좋지 못했던 것(1승15패)을 알고 있다. 하지만 올해에는 그렇게까지 지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이기게 준비할 것이다. 창원에 롯데 팬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마산구장이 아닌 사직구장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말로 롯데는 2017시즌 NC를 상대로 9승7패라는 우세를 점했다. 단 1년 만에 해낸 대반전이다.

이대호는 2017시즌 목표에 대해서도 “개인 성적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팀이 5강을 목표로 둬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더 위에 있어야 한다. 내가 왔다고 팀이 확 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조원우 감독님과 이야기를 잘해서 강팀으로 올라갈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는 가을야구 확정(4위)을 넘어서 준플레이오프 직행(3위)까지 노리고 있다. 이승엽(삼성)과의 1루수 경쟁에 대해서도 “제일 존경하는 선배다. 하지만 경쟁은 해야 된다. 승엽 선배가 골든글러브 받고 은퇴하면 안 되지 않나. 후배들이 받아야 좋은 모습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역시 이대호의 성적에 비춰볼 때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대호는 허언을 하지 않았다. 복귀 시즌 약속을 지키며 롯데 팬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는 이대호가 포스트시즌에서 팬들에게 또 어떤 선물을 안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