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페이스’ 출몰, 삼성의 세대교체는 시작됐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7일 05시 30분


삼성 김성훈-김헌곤-김성윤(왼쪽부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김성훈-김헌곤-김성윤(왼쪽부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저 친구 한번 지켜보세요.”

삼성 김한수 감독은 7월 30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전을 앞두고 그라운드 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한 선수를 바라봤다. 신장이 170㎝ 정도 되는 작은 선수였다. 1군에 올라온 지는 고작 3일 차. 신체적인 조건과 일천한 경험으로 미뤄봤을 때 대주자 요원으로 쓰일 재목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깜짝 놀랄 얘기를 꺼냈다. 그는 “저 선수가 오늘 우리 선발 2루수다”라고 말했다. 이 선수는 이날 자신의 프로 첫 안타를 포함해 무려 3안타를 때렸다. 최근 삼성 내야진에 활력을 더하고 있는 김성훈(24)의 1군 첫 선발출장 얘기다.

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성적은 100경기를 넘게 치른 현 시점에서 8위. 승률은 0.400 선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외국인투수의 부진, 핵심자원 유출 등 커다란 공백들을 또다시 메우지 못한 모습이다. 시즌 전 야심 차게 꿈꿨던 가을야구는 이제 사실상 어려운 목표가 됐다.

그러나 단순히 하위권에 위치했다 해서 삼성의 야구가 끝난 것은 아니다. 이유는 미래를 바라보는 사자군단의 행보 때문이다. 삼성은 최근 들어 퓨처스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1군에 동행시키고 있다. 황선도, 최원제 등 콜업 가능성을 지닌 선수들이 주기적으로 1군 훈련을 소화하는 중이다. 이는 퓨처스리그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최원제는 퓨처스리그에서 0.353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데, 홈런도 13개를 때려 장타율을 무려 0.662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세대교체’ 바람이 이제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군에서 돌아온 뒤 주전 좌익수 자리를 꿰찬 김헌곤, 1년차 신인 외야수 김성윤, 안방 경쟁을 예고한 권정웅과 나원탁 등 소위 1군 ‘맛’을 본 선수들이 포지션 곳곳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여기에 최근 붙박이 2루수로 출전하고 있는 김성훈까지 더하면 삼성의 전력은 눈에 띄게 젊어진다. 이들은 단순히 주전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용된 자원들이 아니다. 매 출전마다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쳐 삼성 팬들의 눈도장을 톡톡히 받고 있다. 다시 한번 포효할 준비를 하고 있는 사자군단이 젊은 사자들을 앞세워 맹수 본능을 키우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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