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유격수가 약점인 팀이었다. 김성현의 유격수 실험은 끝내 미완으로 끝났다. 그 대안으로 SK는 외국인 유격수를 찾았다. 2016년의 고메스, 2017년의 워스가 그런 의도로 뽑혔던 선수들이다. 그러나 결과는 최악에 가까웠다. 유망주 박승욱도 아직은 시기상조였다. 이런 SK를 곤경에서 구해낸 선수가 바로 나주환(33)이다.
SK의 예상 밖 실적은 최정을 필두로 한동민, 김동엽 등 홈런타자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토대’ 없는 홈런은 허울만 좋을 수 있다. 야구의 등뼈라 할 센터라인의 한 축인 유격수 포지션에서 나주환은 SK야구의 이음새 같은 존재로 기능한다. 필수불가결한 전력이다.
나주환은 팀 사정에 따라 유격수, 2루수, 1루수 등으로 전환할 수 있다. 심지어 포수도 가능하다. 나주환이 없었더라면 SK가 외국인타자 로맥을 선뜻 뽑기 어려웠을 것이다.
타순에서도 나주환은 2번, 3번, 6번, 7번, 8번, 9번을 두루 경험했다. SK 힐만 감독의 전술 변화에 가장 잘 대처하는 선수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17일까지 타율은 정확히 3할(170타수 51안타)이다. 8홈런과 13개의 2루타에서 알 수 있듯 장타율도 0.518에 달한다. 특히 득점권타율은 0.372(43타수 16안타)에 달한다. 16안타 중 2루타가 5개, 4개가 홈런이다. 2003년 1군 데뷔 이래 커리어하이 시즌이 찾아올 기세다.
편견 없는 힐만 감독의 선수기용의 최대 수혜자라 할만하다. 2017시즌 56경기에서 기록된 실책은 1개뿐이다. 전성기를 넘긴 줄 알았는데 나주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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