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현-이미란 “내 몸에 24시간 집중, 보디빌딩의 매력이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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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개막 몽골 아시아선수권 출전
‘비키니 피트니스’ 안주현-이미란

보디빌딩 ‘비키니 피트니스’ 국가대표 안주현(왼쪽)과 이미란의 훈련 모습. 이들은 자신의 몸을 가꾸기 위해 24시간 집중하고 있다. 안주현―이미란 제공
보디빌딩 ‘비키니 피트니스’ 국가대표 안주현(왼쪽)과 이미란의 훈련 모습. 이들은 자신의 몸을 가꾸기 위해 24시간 집중하고 있다. 안주현―이미란 제공

“내 몸에 24시간 집중할 수 있는 보디빌딩 국가대표만큼 좋은 직업 있나요?”

사람은 누구나 좋은 몸을 갖길 원한다. 적당한 근육과 빨래판 복근, 상하체가 고루 발달된 균형 잡힌 건강미는 남녀 모두의 로망이다. 보디빌딩 선수들은 24시간 자신의 체형을 보통 사람들의 로망 이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안주현(30·-163cm급)과 이미란(30·+163cm급)은 보디빌딩 ‘비키니 피트니스’ 국내 최강자다. 특정 부위 근육 발달을 평가하는 클래식 보디빌딩과는 달리 비키니 피트니스는 비키니 맵시에 어울리는 근육과 몸의 균형감, 탄력 등을 심사한다. 일반인도 도전할 수 있는 종목이라 관심이 높다. 이들은 18일부터 몽골에서 열리는 제51회 아시아 보디빌딩·피트니스 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노력해서 가꾼 몸을 무대에서 보여주는 자체가 사는 기쁨이자 고된 몸만들기 과정을 이겨내는 힘의 원천이다.

이미란은 10년 전 헬스 잡지를 보고 무작정 헬스클럽 트레이너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보디빌더의 꿈을 키워 왔다. 그는 “시즌 때는 체중 조절을 위해 매일 진공 포장한 닭 가슴살을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하루 종일 내 몸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남들보다 생동감 있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로 나가는 대회는 나를 위한 축제, ‘이벤트’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남을 위해 이벤트를 하는 때가 많은 것에 비하면 나는 축복을 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주현은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어서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가 전문 보디빌더가 됐다. 그는 “오로지 나에게만 운동과 휴식, 영양을 24시간 공급할 수 있는 직업이다. 매일 아침마다 거울 속의 나를 사랑할 수 있어서 좋다. 예쁜 몸을 얻었을 때의 행복 지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활짝 웃었다.

보디빌더는 24시간, 365일 절제하는 생활을 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는 ‘독종’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이들은 사람의 욕구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식욕을 무한 절제한다. 탄수화물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허기가 들면 스스로 음식을 ‘더러운 것’으로 취급한다고 했다. 이미란은 “식단을 조금만 안 지켜도 몸이 심각하게 변한다. 그게 두려워 음식을 멀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주현은 “아무도 안 볼 때 빵이라도 한 개 먹고 싶은 생각이 왜 없겠나. 하지만 그건 나 자신에게 지는 거다. 먹고 싶을 때 거울 속 내 모습을 자주 떠올리면서 참는다”고 말했다.

늘 건강미를 발산하는 이들도 무대에서 내려오면 몸과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무대에서 심사위원이나 관객들에게 ‘잘 봐요. 여기 봐요’라며 나만의 이벤트를 하고 내려온 뒤 며칠 동안은 허무하고 세상이 정지된 것만 같아요.”(이미란)

“여자들은 얼굴에 화장을 하지만 저희는 몸을 화장하잖아요. 관중과 눈을 맞추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화장을 지우는 느낌? 3개월 동안 만든 복근이 대회가 끝나고 일반 음식을 먹으면 하루에 한 줄씩 3일 만에 없어지는 아쉬움도 있고요. 그럴 때 우울증도 오고 감기도 걸리죠.”(안주현)

하지만 아시아 선수권 무대에 선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보디빌딩#안주현#이미란#비키니 피트니스#몽골 아시아선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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