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박민지를 키운 최경주재단의 안목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8일 05시 45분


19세의 신인 박민지는 최경주재단의 후원 속에 급성장했다. 16일 용인 88CC에서 끝난 KLPGA 투어 삼천리투게더오픈에선 쟁쟁한 선배들을 따돌리고 프로 데뷔전을 치른 지 10일 만에 우승해 파란을 낳았다. 사진제공 | KLPGA
19세의 신인 박민지는 최경주재단의 후원 속에 급성장했다. 16일 용인 88CC에서 끝난 KLPGA 투어 삼천리투게더오픈에선 쟁쟁한 선배들을 따돌리고 프로 데뷔전을 치른 지 10일 만에 우승해 파란을 낳았다. 사진제공 | KLPGA
어리고 키는 작지만 승부근성 타고나
이경훈 코치 “숨겨진 재능 많은 선수”


19세의 박민지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삼천리투게더오픈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지 10일 만에 우승하자 국내여자골프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박민지는 서울 이태원의 작은 연습장에서 골프를 배웠다. 중학교까지는 평범했다. 그랬던 박민지의 재능을 최경주재단은 대뜸 알아봤다. 남자골프의 간판스타 최경주(47)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 중인 이 재단은 골프꿈나무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민지는 최경주재단의 후원 속에 초고속으로 성장했다. 특히 최경주의 동갑내기 친구인 이경훈 코치를 만나면서 본격화됐다.

이 코치는 17일 “키도 작았고, 처음 봤을 때는 시골소녀 같은 이미지였다. 그런데 그런 선수가 공을 치는 모습을 보고 한 눈에 반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숨겨진 재능이 더 많은 선수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 코치는 프로골퍼 김세영, 김하늘, 배희경 등을 지도하는 유능한 스윙코치다.

박민지는 이후 날개를 달았다. 고교 2학년 때 상비군으로 뽑혔고, 3학년 때 국가대표가 됐다. 전국대회에서 처음 우승했고, 세계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에도 일조했다. 이 코치는 “박민지는 강한 승부근성을 타고났고, 무엇보다 내면이 더 강한 선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민지는 아직 어리다. 체격도 작다. 키는 158cm에 불과하다. 16일 끝난 삼천리투게더오픈에서 대선배 안시현(33), 박결(21)과 연장에 돌입하게 되자 벌벌 떨었다고 했다. 경기 후 “몸이 바들바들 거렸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타고난 근성이다. 알고 보니 남다른 피가 흐르고 있었다. 박민지의 어머니 김옥화 씨는 1984년 LA올림픽 여자핸드볼대표팀의 일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주역이다.

이제 박민지는 스타가 됐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탄생한 깜짝 스타가 아니다. 강한 근성과 피나는 노력, 부모의 헌신, 숨은 재능을 발굴해낸 최경주재단의 안목이 결합된 준비된 스타다. 골프강국 한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골프꿈나무를 계속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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