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한배구협회, 대표팀감독 공모에 이직금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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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4월 7일 14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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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배구협회 서병문 회장. 스포츠동아DB
대한배구협회 서병문 회장. 스포츠동아DB
국제적으로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대한배구협회(이하 협회)가 10일 새 국가대표 감독을 선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배구계 인사들에 따르면 남자 대표팀은 김호철 전 현대캐피탈 감독, 하종화 전 현대캐피탈 감독, 신춘삼 전 한국전력 감독 등 3파전 구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여자 대표팀은 김철용 전 호남정유 감독, 차해원 전 GS칼텍스 감독대행 등이 관심을 표명하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누가 감독으로 선임되느냐보다 더 관심을 끄는 사항이 있다. “협회가 감독 공모 과정에서 ‘국가대표팀 계약기간 중 프로팀으로의 이직 금지 조항’을 명문화해 조건으로 걸었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일종의 ‘박기원 룰’이라고 할 수 있다.

협회는 지난해 남자대표팀을 맡고 있던 박기원 감독을 대한항공에 뺏기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박 감독이 도의적 미안함을 표시했고, 대한배구협회도 양해를 해 큰 잡음은 일지 않았다. 그러나 국가대표팀 감독직의 무게감에 흠집이가 난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협회는 부랴부랴 김남성 전 우리캐피탈 감독을 구원투수로 영입했으나 국제대회에서 단기성과를 내기는 애당초 어려웠다. 여자대표팀도 사정은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대표팀 감독이 품위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는 명예직 수준으로 전락한 탓이다.

결국 구조적 문제에 내분 사태까지 불거진 협회가 중심을 못 잡는 사이, 대표팀의 권위마저 곤두박질친 상황이다.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며 ‘다른 데 가지 말라’는 약속을 받아야 하는 현실 자체가 정상적이지 못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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