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할 수 없는 경험…전현직 빅리거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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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3월 7일 1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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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오승환. 스포츠동아DB
WBC 대표팀 오승환. 스포츠동아DB
국제무대 최고의 덕목으로 꼽히는 ‘경험의 힘’은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그대로 발휘되는 모습이다. 각국 대표팀의 핵심전력인 전현직 메이저리거들이 초반부터 힘을 냈다.

6일 막을 연 WBC는 전현직 빅리거들이 수놓는 경연의 장으로 탈바꿈했다. 그간 베일에 쌓여있던 이스라엘은 메이저리그(ML) 경험자들을 앞세워 2연승이라는 이변을 연출해냈다. 개막전을 내준 한국도 유일한 현역 빅리거의 존재감에서 위안거리를 찾을 수 있었다.

위용을 뽐낸 이는 역시 ‘끝판대장’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었다. 오승환은 이스라엘전 1-1로 맞선 8회초 2사만루 위기에 등판해 돌직구 삼진으로 급한 불을 껐다. 9회 역시 1안타만을 내준 뒤 삼진 2개를 묶은 무실점 투구. 앞서 나온 투수들이 나란히 제구난조로 고생한데 반해 뚝심 있게 공을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스라엘 제이슨 마르키. 스포츠동아DB
이스라엘 제이슨 마르키. 스포츠동아DB

이스라엘도 16년간 빅리그에서 활약한 제이슨 마르키(39)를 선발로 내세워 맞불을 놓았다. 10개가 넘는 팀을 돌아다니며 ML 통산 124승을 거둔 노련미는 개막전에서 그대로 발휘됐다. 최고구속은 142㎞에 불과했지만, 타이밍을 뺏는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앞세워 한국타자들을 속수무책으로 만들었다.

타선에서도 경험의 힘은 빛났다. ML 8년 통산 599경기를 뛴 샘 펄드(35)는 1번타자로 나와 공수에서 맹활약했고, 5년 경력의 포수 라이언 라반웨이(30)는 노련한 경기운영을 선보였다. 이날 결승타를 친 싱글A 출신의 유격수 스콧 버챔(24)은 경기 후 “ML 경험자들의 조언이 큰 도움을 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채로운 이야기와 함께 닻을 올린 WBC. 이번 대회에 나선 각국 대표팀엔 전현직 빅리거가 여럿 포진돼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들의 손과 발에 경계심 섞인 눈길이 쏠릴 전망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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