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드래프트’ 주긴완 “코트 안에서 인정 받고 싶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8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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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주긴완(27)은 막차로 모비스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4라운드 10순위로 뽑힌 그는 눈물까지 쏟아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주긴완에게 프로의 벽은 여전히 높기만 했다. 주긴완은 현재 1군 무대가 아닌 하부 리그인 D리그에서 뛰며 실력을 키우고 있다. 16일 D리그 경기가 열린 고양체육관에서 만난 주긴완은 "코트 밖에서 화제를 뿌렸지만 이젠 실력으로 코트 안에서 인정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홍콩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주긴완은 홍콩에 살던 고교 2학년 때 뒤늦게 농구를 시작했다. 공부도 곧 잘하던 아들이 갑자기 농구를 한다니 부모는 당연히 반대했다. 하지만 자식 이길 부모는 없었다. "공부는 나중에도 할 수 있지만 농구는 아니잖아요.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어 운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홍콩에서 국가대표까지 지낸 주긴완은 '할머니의 나라인 한국에서 농구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힘겨운 도전을 선택했다. 5년 전 한국으로 건너와 명지대에서 선수로 뛰었다. 2015년 처음으로 국내 프로의 문을 두드렸지만 그를 선발하는 팀은 없었다. 재수 끝에 프로 진출의 꿈을 이뤘다.

모비스에서는 최근 주긴완과 입단 동기인 신인 김광철이 1군에서 종종 활약하고 있다. 아직 수비 기본기가 부족한 주긴완은 대학 때 까지 주로 센터로 뛰었기에 프로에서 요구하는 포워드 역할을 연마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주긴완은 "훈련일지를 적으면 아직 부족한 것들만 가득이다. 솔직히 올 시즌 곧바로 1군에 가긴 힘들다. 남들 쉴 때 더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 시즌 그의 현실적인 목표는 D리그에서 유재학 감독이 내준 두 가지 숙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감독님이 슈팅하고 수비 스텝 이 두 가지만 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게 굉장히 어렵더라고요(웃음)." 코트에서 활동 반경을 외곽까지로 넓혀야 하는 것도 과제인 그는 자신도 모르게 골밑으로 들어가는 대학 때 습관을 고치려고 애쓰는 중이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인) 이종현 선수만 봐도 모두가 천재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옆에서 보면 정말 열심히 해요. 열심히 하고 재능까지 있으니까 천재가 되는 거죠. 농구를 10년도 안한 저는 땀 말고 다른 방법은 없어요."

고양=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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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게 들어온 프로에서도 1군 무대는 아직 머나먼 길이다. D리그 경기 전 만난 주긴완은 "남들은 십년 넘게 했는데 솔직히 제가 남들보다 못하는 건 당연해요. 남은 시간동안 더 열심히 노력해서 내년 쯤에는 1군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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