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오픈 최소타 행진 토머스, 최종일 5언더 보태 72홀 신기록
스피스 “다른 세상 플레이 같아”
2017 그린 ‘태풍의 눈’ 떠올라
마지막 날, 마지막 홀에서 대기록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제 그는 2017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호령할 필드의 스타로 당당히 주목받게 됐다.
대회 첫날 59타를 치며 역대 최연소 50타대 타수를 기록했던 ‘미스터 59’ 저스틴 토머스(24·미국)는 16일 미국 하와이 주 호놀룰루 와이알라에CC(파70)에서 끝난 소니오픈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PGA투어 72홀 최소타 기록인 27언더파 253타로 우승했다.
이날 7타 차 선두로 출발한 토머스를 위협할 경쟁자는 없어 보였다. 다만 신기록을 향한 자신과의 싸움에만 모든 관심이 집중됐다. 7번홀까지 보기 1개로 한 타를 잃었지만 8∼14번홀에서 버디 5개를 집중시키는 집중력을 보였다. 토머스는 18번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한 뒤 28cm 버디 퍼팅을 가볍게 성공시켜 토미 아머 3세(미국)가 2003년 텍사스오픈에서 세운 종전 72홀 최소타 기록(26언더파 254타)을 기어이 넘어섰다. 토머스는 “경기 전부터 너무 긴장이 돼 침착하려고 애썼다. 믿을 수 없고, 잊을 수 없는 한 주가 됐다”고 기뻐했다.
이번 대회에서 토머스는 마치 마법이라도 부리는 듯했다. 1라운드에 59타를 친 뒤 2, 3라운드에서도 최소타 기록으로 상승세를 유지한 끝에 타이거 우즈도 못 해 본 위업을 달성했다. 토머스와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 조던 스피스(미국)는 “토머스는 다른 세상에서 플레이하고 있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5개 대회에서 3승을 거둔 그는 다승, 상금,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등 주요 부문에서 모조리 1위에 올랐다. 12위였던 세계 랭킹은 8위까지 점프했다. 우승 상금은 108만 달러(약 12억8000만 원). 2003년 어니 엘스 이후 14년 만에 연초 하와이 2연전을 모두 쓸어 담는 ‘알로하 슬램’도 완성했다.
프로골퍼 아버지의 영향으로 18개월 때 처음 감나무로 된 골프채를 잡은 토머스는 PGA투어 윈덤챔피언십에 초청을 받아 역대 3번째 어린 나이(16세 3개월 24일)로 컷을 통과한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앨라배마대 시절 주요 대회 우승을 휩쓸며 미국 대표로 활약한 그는 2013년 프로 데뷔 후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를 거쳐 2015년 PGA투어에 데뷔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우승 대회에서 썼던 공을 수집한 그의 장식장에는 이제 131번째 공이 채워지게 됐다.
그는 178cm, 66kg의 왜소한 체구에도 폭발적 장타를 지녔다. 이번 대회에서도 319.8야드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로 9위에 올랐다. 77.8%에 이르는 그린 적중률과 평균 1.59개의 짠물 퍼팅 등 정교함도 돋보였다.
스피스와 함께 1993년생 황금시대를 예고한 토머스는 우즈의 뒤를 잇는 제이슨 데이(호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더스틴 존슨(미국)의 3강 구도를 깨뜨릴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스피스는 “어려서부터 재능이 출중했다. 단지 시기가 늦게 찾아왔을 뿐이다”고 토머스를 칭찬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 저스틴 토머스는… ::
▽생년월일=1993년 4월 29일 ▽출생지=미국 켄터키 주 루이빌 ▽체격=178cm, 66kg
▽출신교=앨라배마대 ▽프로 데뷔=2013년 ▽주요 경력=2009년 PGA투어 윈덤챔피언십 컷 통과(사상 세 번째 어린 나이. 16세 3개월 24일), 미국 아마추어 골프 대표(2012년, 2013년) ▽통산 우승=PGA투어 4승, 웹닷컴(2부)투어 1승 ▽좋아하는 영화=‘쇼생크 탈출’ ▽좌우명=‘변명은 없다. 챔피언처럼 플레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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