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실 저축하는 OK저축은행, 탈출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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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11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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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의 올 시즌은 고난의 연속이다. 4승18패 승점 12. V리그 남녀부를 통틀어 가장 낮은 승점이다.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왕좌를 차지한 팀에 걸맞지 않은 행보다. 외국인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었고, 송명근·박원빈·강영준 등 주축선수들의 부상이 겹쳤다고 해도 이 정도까지 부진하리라곤 예상치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10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한국전력전은 올 시즌 OK저축은행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대로 드러난 한판이었다. 센터 박원빈이 발목 부상으로 시즌아웃됐지만, 같은 부위에 통증을 호소했던 송희채가 3경기 만에 복귀한 터라 희망요소는 있었다. 송명근~송희채~모하메드 알하치대디의 삼각편대를 꾸릴 수 있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도 “송명근과 송희채가 모두 출전한다. 서브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는 삽시간에 무너졌다. 범실 탓이었다.

출발은 좋았다. 1세트 초반 14-11로 앞서나갔다. 송명근과 모하메드의 날개공격과 김정훈의 속공이 번갈아 터졌다. 15-12에서 한국전력 주공격수 전광인이 2세트까지 코트를 떠나면서 흐름을 완전히 가져오는 듯했다. 그러나 적은 내부에 있었다. 17-17에서 이민규의 서브범실과 한상길의 공격범실로 내준 흐름을 되찾아오지 못했다. 20-21에서도 이민규의 서브범실에 발목 잡혔다. 1세트에만 12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세트를 뺏긴 탓에 한껏 올라왔던 분위기는 금방 가라앉았다. 2세트에도 9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자멸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2세트까지 순수 득점에선 오히려 OK저축은행이 31-28로 앞섰다는 것이다.

쉽게 따낼 수 있었던 3세트에도 21-18로 앞서나가다 막판 2개의 서브범실에 자칫 역전을 허용할 뻔했다. 4세트에서도 12-7로 앞서나가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14-11에서 송희채의 후위공격범실로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18-16에선 연이은 공격범실로 동점을 허용하며 상대의 기를 살려줬다. 4세트를 따냈음에도 불구하고 듀스 접전을 벌인 탓에 체력 저하를 피할 수 없었다. 결국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3(21-25 17-25 25-23 29-27 13-15)으로 패하며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순수 득점에서 81-79로 앞서고도 무려 36점을 범실로 헌납한 결과는 잔인했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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