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술의 마술, 팬심도 홀렸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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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올스타전 베스트5 팬 투표
4만2548표 획득 시니어 전체 1위… 2위인 김선형 862표 차로 따돌려
“처음 삼성 왔을 땐 주전도 생각 못했는데 시니어 1위… 저로선 기적같은 일이죠”

“팬 투표 시니어 1위요? 저로서는 기적이죠. 죽었다가 살아난 셈이니까요.”

 한국농구연맹(KBL)은 2일 2016∼2017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 베스트5 팬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쟁쟁한 후보들이 즐비한 시니어 부문에서 득표 1위를 차지한 선수는 삼성 가드 김태술(33)이다. 김태술은 총 4만2548표를 얻어 2위인 SK 가드 김선형(29·4만1686표)을 862표 차로 제쳤다. 김태술이 베스트5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12∼2013시즌 이후 4년 만이다. 김선형은 6년 연속 베스트5로 선정됐다.

 김태술은 연세대 시절부터 최고의 가드로 평가받았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은 뒤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KGC에서 뛰던 2011∼2012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2013∼2014시즌부터 슬럼프를 겪었다. 2014∼2015시즌 KCC로 옮긴 뒤부터 상황은 더 나빠졌고 지난 시즌에는 평균 4.5득점, 3.7도움에 그쳤다. 올스타전에는 감독 추천 선수로도 포함되지 못했다.

“지난 시즌 KCC에는 안드레 에밋이라는 뛰어난 가드가 있어 제 역할이 많지 않았어요. 워낙 부진했기에 트레이드도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앞이 캄캄했죠.”

 하지만 삼성은 오리온에서 영입한 가드 이현민을 KCC에 내주고 김태술을 받았다. 김태술로서는 행운의 시작이었다.

“최고 가드였던 이상민 감독님이 확실히 가드 마음을 잘 아는 것 같아요. 믿고 맡기시니 스스로 연구를 하게 되더라고요. 처음 삼성에 왔을 때는 주전으로 뛴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요. 그저 ‘예전의 내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자’가 목표였는데….”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였던 삼성은 2일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에 온 덕분에 살아났으니 팀이 우승하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한 김태술은 자신이 김선형을 누르고 득표 1위를 한 것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내놨다.

“예전에 이상민 감독님의 인기가 정말 대단했잖아요. 감독님 팬들이 저를 밀어주신 게 아닌가 싶어요.(웃음)”

 프로농구 올스타전 베스트5 팬 투표는 2001∼2002시즌에 시작됐다. 이때부터 9년 연속 최다 득표 선수였던 이 감독은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 김태술이 열심히 노력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팬들이 그런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팬 투표는 2014∼2015시즌부터 시니어와 주니어로 나뉘었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주니어 부문에 속한 동부 허웅(24)은 2년 연속 전체 득표 1위에 올랐다. 올스타전은 22일 부산에서 열린다.

이승건기자 why@donga.com
#팬 투표 시니어 1위#김태술#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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