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 ‘복싱영웅’ 파키아오, 첫 방한서 ‘김보성’ 이름 언급한 이유는…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2월 23일 18시 33분


코멘트
파키아오 트위터 갈무리
파키아오 트위터 갈무리
23일 첫 방한한 필리핀의 ‘복싱영웅’ 매니 파키아오가 기자회견에서 뜻 밖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의리’로 유명한 배우 김보성이다.

세계적 복싱스타인 파키아오는 1995년 프로에 입문한 이래 플라이급(52㎏급)부터 슈퍼웰터급(70㎏)까지 8체급을 석권하는 유일무이한 기록을 가진 선수다. 올 4월 은퇴를 선언했지만 6일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인 제시 바르가스(미국)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키아오는 과거 맞붙었던 3명의 한국 선수에 대해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다들 터프한 선수였다”며 “2000년에 맞붙었던 선수는 아직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1996년 이성열, 1997년 이욱기, 2000년 채승곤 등을 상대해 KO승을 거뒀다.

그러면서 파키아오는 복싱선수가 아닌 ‘김보성’의 이름을 언급했다.

지난 10월 김보성의 종합격투기 도전에 큰 감명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보성이 위험을 무릅쓰고 자선경기에 나섰다는 후문을 전해 들은 파키아오는 이번 방문 일정에 김보성과 만남도 추가했다.

김보성은 지난 10일 소아암 환자 돕기 캡페인의 일환으로 종합격투기에 데뷔했다. 과거 당한 부상 탓에 이미 왼쪽 눈의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였지만 김보성은 “소아암 환자들과의 의리”를 외치며 도전에 임했다.

아쉽게도 데뷔전은 패배로 돌아갔고 오른쪽 눈에 안와골절을 입었지만, 김보성은 파이트 머니와 입장수익 전액을 약속대로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며 보는 이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파키아오 역시 자선사업에 힘쓰고 있다. 파키아오는 앞서 ‘PhilBoxing.com’과의 인터뷰에서는 “필리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힘이 닿는 한 복싱을 할 것이다. 내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그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국인 필리핀에서 복싱 선수만이 아닌 정치인으로서도 활동하고 있는 파키아오는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까지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파키아오는 “대통령이 될 준비는 되어 있지 않다. 또한 복싱선수로서의 삶을 즐기고 있다. 상원의원으로서의 임무도 막중하다”고 밝혔다. “정치와 복싱이 비슷한 점은 부패와 싸우는 등 다른 이들과 투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장소는 링과 사무실이라는 차이가 있다”면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미국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의 ‘세기에 대결’에서 판정패를 당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협상도 진행되지 않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만약 재대결이 성사된다면 싸우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눈을 보고 싶어서 한국을 찾았다. 한국은 정말 추운 것 같다”는 소감을 밝힌 파키아오는 24~25일 팬 사인회 및 자선 바자회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