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手, 또 하나의 기록 ‘400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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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제조기’ 모비스 유재학 감독… 프로농구 첫 한팀서 정규리그 400승
현역 감독중 200승이상은 유감독뿐… “남은 계약기간 500승 채우고 싶어”

 “정말 몰랐습니다. 경기 마치고 인터뷰를 하면서 언론을 통해 들었어요. 좋은 구단과 선수들을 만난 덕분이죠. 400승을 했으니 남은 계약 기간에 500승을 채우면 좋겠습니다. 그건 모비스가 상위권을 유지한다는 얘기니까요.”

  ‘만수(萬手)’ 유재학 감독(53·사진)이 출범 20주년을 맞은 프로농구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17일 kt를 꺾으면서 모비스에서만 정규리그 400승(268패·승률 0.599)을 채운 것. 유 감독 외에는 한 팀에서 300승을 달성한 감독도 없다. KCC에서 252승(279패)을 기록한 허재 대표팀 감독과, 역시 KCC(현대 시절 포함)에서 247승(170패)을 올린 신선우 한국여자농구연맹 총재가 뒤를 잇고 있지만 둘 모두 프로농구를 떠나 있다. 현역 프로농구 감독 중에서는 한 팀에서 200승에도 도달한 감독이 없어 단일 팀 400승은 언제 깨질지 모르는 기록이다.

 한국 프로농구 사령탑에 관한 기록은 대부분 유 감독이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8년 역대 최연소(35세) 사령탑으로 대우(현 전자랜드)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4∼2005시즌 모비스를 맡아 단일 팀 최장수 감독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2019∼2020시즌까지 재계약을 한 유 감독은 이변이 없다면 모비스에서만 16시즌을 채운다. 다른 종목을 통틀어도 그보다 오랫동안 한 팀에 몸담은 지도자는 프로배구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현 단장·1995∼2015년)과 프로야구 김응용 감독(1983∼2000년·해태)뿐이다. 이미 감독 통산 최다승(현재 550승)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유 감독은 감독 최다인 5차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유일한 3연속 우승 기록도 갖고 있다. 통산 최다승도 2위 전창진 전 kt 감독(426승)과의 격차가 100승을 훌쩍 넘어서기 때문에 유 감독이 은퇴한 뒤에도 한동안은 깨질 수 없는 기록이다.

 “팀 성적이 좋으면 감독 개인 기록은 따라오기 마련”이라며 몸을 낮춘 유 감독은 “초반만 해도 연패 탈출이 목표였는데 현재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6위를 하고 있다. 그것만 해도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내년 1월 중순 양동근, 1월 말 이종현이 부상에서 복귀하면 팀이 더 좋아질 것이다. 다만 신인 이종현은 부담을 주지 않고 지켜볼 것이다. 10년 이상 한국 농구를 이끌어갈 선수이기에 무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유재학#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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