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 3총사 “벨로드롬은 우리가 접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16일 05시 45분


성낙송, 이벤트 경주서 정종진 추월
윤민우·정하늘도 특선급 강자 제압
87년생이 주도하던 경륜에 새 바람


경륜계에 새로운 ‘3대천왕’이 등장했다. 1990년생 성낙송, 윤민우, 정하늘이다. 체력, 전술능력, 적극성 등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하며 “앞으로 5년간은 끄떡없을 것”이라던 ‘벨로드롬의 황금세대’ 1987년생 선배들을 위협하고 있다.

2016시즌 경륜은 유난히 특선급에서 변화의 급물살이 크게 인다. 굳건할 것만 같았던 이현구, 박용범의 맞대결 구도에 정종진이 제동을 걸었다. 여기에 결혼 뒤 고양으로 새둥지를 튼 박병하도 끼어들어 ‘판타스틱4’가 완성됐다. 최근 두 차례 대상경주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박용범을 제압한 정종진은 최강 김해팀의 저격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영파워 대격돌’ 이벤트경주에서 정종진은 마지막 날 예상 못한 패배를 당했다. 이변의 주인공은 바로 21기 신예 성낙송이었다. 작전의 비중이 큰 경륜에서 승패의 특성상 제아무리 강세를 보이는 선수라고 매번 우승할 수 없다. 이날 ‘영파워 대격돌’ 경주에서 정종진은 연대전략으로 선행승부를 시도했다. 타이밍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50m 가량 선두를 유지하다가 성낙송의 이단 젖히기에 밀려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성낙송의 마지막 200m 랩타임은 10.86초였다.

20기 윤민우는 11일 경주에서 연대전술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정종진의 흐름을 막았다. 결과적으로 정종진이 1위를 했지만, 협공을 시도했던 수도권의 정재원, 인치환을 모두 순위에서 밀어냈다. 그 다음날에는 강력한 우승후보 김형완을 포함한 수도권 선수 네 명을 한 방에 따돌렸다.

21기 정하늘은 선발급으로 데뷔전을 했다. 데뷔 이후 6경기 만에 우수급으로, 우수급에서 두 달도 채 되기 전에 특선급으로 특별승급했다. 특선급 데뷔 첫 주 일요일 경주에서 첫 승리를 신고했고 기존의 특선급 강자들을 하나둘씩 제압해나가고 있다. 특선급에서 보기드문 정통파 선행형이다.

성낙송은 전성기의 홍석한이 연상될 만큼 반 바퀴 정도를 남겨놓고 폭주하듯 달려가는 젖히기 승부가 무시무시하다. 윤민우는 1996년 그랑프리에서 김보현이 보여줬던 단스피드와 막판 결정력을 자랑한다. 정하늘의 선행력은 1997년 그랑프리 원창용을 연상시킨다. 3대천왕은 각자 특징이 있다.

경륜 관계자는 “요즘 벨로드롬은 한 명이 독주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있는 새로운 강자들이 넘쳐나는 혼돈의 시대다. 이 바람에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이고 팬들의 볼거리도 많아졌다”고 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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