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 실패’ 김종부 경남 FC 감독 “속이 좀 쓰리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1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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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좀 쓰립니다."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경남 지휘봉을 잡고 올 시즌 프로 지도자로 데뷔한 '멕시코 청소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김종부 감독(51)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3~5위)들처럼 잔치 분위기를 누리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지난 달 30일 끝난 정규 라운드에서 경남은 승점 50으로 8위에 그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시즌 개막 전 김 감독의 1차 목표는 4월이 가기 전에 마이너스 승점을 벗어나는 것, 2차 목표는 내년 시즌 클래식(1부 리그) 입성을 노릴 수 있는 플레이오프 진출이었다.

하지만 둘 다 실패했다. 경남은 구단의 심판 매수에 따른 징계로 올 시즌 승점이 마이너스 10점에서 출발했다. 징계는 김 감독이 경남 사령탑에 선임되고 약 보름 뒤에 내려졌다. 김 감독은 "갑갑하고 다소 부담이 되기는 했지만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을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그동안 맡은 팀들은 약체이거나 신생팀이었습니다. 그런 팀을 모두 우승시켰죠. 경남도 충분히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봤습니다."

김 감독은 2013년 아마추어 팀 화성FC 창단 감독을 맡아 이듬해 K3(4부) 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거제고와 동의대 감독 시절에도 팀을 전국 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7개월간의 장기 레이스를 벌이는 프로 리그는 만만치 않았다. 승점 감점으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고액 연봉 선수들이 많이 떠나고 전력 보강이 안 된 상태에서 몇 경기는 버틸 수 있어도 한 시즌을 감당하기는 벅찼다. 그러나 김 감독은 "같은 조건에서 출발하는 내년에는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선수들이 얻었다. 그게 가장 큰 소득이다. 올해는 감점 징계로 내내 하위권에 있다 보니 선수들한테 동기 부여가 잘 안됐다"고 말했다. 징계가 없었다면 경남의 승점은 60이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5위 부산(승점 64)과 4점 차 밖에 나지 않았다. 특히 경남(18승 6무 16패)은 승 수에서 내년 시즌 클래식 직행에 성공한 2위 대구(19승)와 1승 밖에 뒤지지 않는다. 팀 득점(61골)은 1위다. 공격 축구를 선호하는 김 감독은 지키는 축구를 하지 않는다. 경남은 챌린지에서 무승부가 가장 적은 팀이다. 11개 팀 중 세 번째로 많은 실점(58골)을 허용한 수비력을 보강하는 게 숙제다. 김 감독은 1일 시즌 종료 인사차 구단주인 홍준표 경남지사를 찾는다.

"내년에는 선수 보강을 좀 해 달라고 부탁할 겁니다. 그냥 부탁만 할 수는 없고 전력 보강이 이뤄지면 내년에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아니라 클래식 승격을 목표로 삼겠습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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