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억 장원준 vs 96억 박석민, 투자의 승자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27일 05시 30분


두산 장원준(왼쪽)과 NC 박석민은 양 팀의 FA 승부수다. 장원준은 2015시즌, 박석민은 올 시즌 유니폼을 갈아입었는데, 이적 첫해부터 팀에 큰 힘을 보태며 클래스를 자랑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시리즈(KS)에서 어떤 활약을 펼 지도 관심사다. 스포츠동아 DB
두산 장원준(왼쪽)과 NC 박석민은 양 팀의 FA 승부수다. 장원준은 2015시즌, 박석민은 올 시즌 유니폼을 갈아입었는데, 이적 첫해부터 팀에 큰 힘을 보태며 클래스를 자랑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시리즈(KS)에서 어떤 활약을 펼 지도 관심사다. 스포츠동아 DB
두산은 2015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시작해 PO를 거쳐 한국시리즈(KS) 우승까지 달리는 ‘미러클’을 만들어냈다. 총 14경기를 치르는 격전의 연속이었다. 그 과정을 두산이 이겨낼 수 있었던 밑천은 선발투수였다. 정규시즌을 거의 쉬다시피 했던 에이스 니퍼트는 천하무적 모드로 돌아왔고, 유희관이 뒤를 받쳤다. 그리고 장원준(31)이 있었다. 두산은 2014시즌을 실패한 뒤, 김태형 감독을 선임해 프리에이전트(FA) 장원준 영입이라는 선물을 안겨줬다. 4년 총액 84억원으로 공식발표가 나왔다. FA 유출은 많았어도 외부 영입은 거의 없었던 두산의 투자에 KBO리그는 놀라움으로 받아들였다. 야구계에서는 “두산 프런트 수뇌부가 직을 걸고 추진한 일”이라고 봤다.

두산의 ‘오버 페이’라는 세간의 시선을 돌려놓은 결정적 계기가 당시 NC와 붙었던 PO였다. 장원준은 2승2패로 맞선 PO 5차전, 적지 마산에서 두산을 KS로 이끄는 승리(6이닝 4실점)를 선사했다. 삼성과 붙은 KS 3차전에서도 장원준은 7.2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얻었다. 이어 국가대표 주력투수로서 ‘프리미어12’ 우승까지 기여하며 ‘빅게임 피처’로 올라섰다. 장원준은 올 시즌도 꾸준한 안정감으로 15승(6패·168이닝 방어율 3.32)을 거둬 두산의 투자가 옳았음을 거듭 입증했다.

두산이 2014년 스토브리그의 승자였다면 2015년 겨울의 반전은 NC에서 나왔다. FA 3루수 박석민(31) 영입전에 뛰어든 NC가 4년 총액 96억원을 투입했다. NC는 통계와 미래가치를 고려해 ‘박석민이 결코 비싸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8억을 기부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는 역대 FA 최고 금액이다.

박석민의 보강으로 NC는 단숨에 우승후보 1순위로 떠올랐다. NC 김경문 감독도 우승 열망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정규시즌(타율 0.307 32홈런 104타점)에 이어 박석민의 존재감은 LG와 붙은 2016년 PO에서 폭발했다. LG 에이스 허프를 상대로 2차전과 4차전에서 결정적 홈런을 터뜨렸다. 박석민은 전 소속팀인 삼성 시절을 포함하면 7년 연속 KS를 경험하는 유일무이한 선수가 됐다.

장원준과 박석민이 이제 최고의 무대에서 ‘어디가 더 가치 있는 투자였는지’를 검증할 시간이 왔다. 니퍼트, 보우덴, 유희관과 더불어 두산 ‘판타스틱4’ 선발의 중추인 장원준은 30일 KS 2차전 선발로 내정된 상태다. 박석민은 나성범, 테임즈, 이호준과 더불어 NC ‘나테이박’ 타선의 일원이다. 이호준의 허리가 아픈 상태라 우타자 박석민의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 장원준은 NC 상대로 4경기 등판해 2승(1패) 방어율 3.80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박석민도 두산 상대로 타율 0.370 3홈런 13타점으로 강했다. 다만 장원준 상대(0.167 8타수1안타 2볼넷)로 약했다. 그러나 KS에서의 한방이면 전세는 역전될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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