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CJ컵’은 PGA로 가는 특급열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25일 05시 45분


김시우. 사진제공|KPGA
김시우. 사진제공|KPGA
■ CJ그룹, PGA 투어와 협약식

총상금 100억원으로 PGA A급 대회
내년 10월16일 첫 대회…10년 개최
“국내선수 10명 이상 출전기회 확보”


내년 10월 국내 최초로 개최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CJ컵앳나인브릿지(THE CJ CUP@NINE BRIDGE)’가 총상금 925만 달러의 초특급 대회로 열린다.

CJ그룹은 24일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PGA 투어와 협약식을 열고 대회의 공식 일정을 발표했다. 더CJ컵앳나인브릿지는 내년 10월16일부터 나흘 동안 첫 대회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10년 동안 열린다. 페덱스컵 500포인트의 정규대회이자 총상금 925만 달러(약 100억원)의 A급 대회다. 또 PGA 투어 페덱스랭킹 상위 60명을 포함해 전 세계 톱 프로골퍼 78명이 나흘 동안 컷오프(Cut-Off)없이 스트로크 플레이를 펼쳐 우승자를 가린다. 우승자에게는 2년 동안의 PGA 투어 시드가 제공되며, 개최지는 CJ그룹이 보유한 제주 나인브릿지 또는 경기도 여주의 해슬리 나인브릿지 골프장 둘 중 한 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CJ가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 부으며 PGA 투어를 개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래를 위한 투자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CJ는 2002년부터 골프를 통해 대한민국을 알리고자 노력해왔다. 국내 최초로 LPGA 투어 CJ나인브릿지 클래식을 개최하면서 한국여자골프를 세계 정상으로 이끄는 밑거름이 되어 왔다. 또 박세리를 비롯해 김시우까지 19명의 남녀 선수를 후원하면서 골프발전에 힘을 쏟았다”면서 “이제 CJ는 더 큰 미래를 위해 준비를 시작했다. 이 대회를 통해 젊은 유망주들이 보다 쉽게 세계적인 무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들의 꿈과 희망을 연결하는 통로가 될 것이다”고 개최 의의를 밝혔다.

세계 최고의 무대인 PGA 투어로 가는 길은 좁다. 2013년부터는 퀄리파잉스쿨 제도가 폐지되면서 직접 진출의 기회가 더욱 줄어들었다. PGA 진출을 위해선 웹닷컴(2부) 투어를 거치거나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들어야 하는 등 힘든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더CJ컵앳나인브릿지’는 PGA 진출을 노리는 국내 젊은 선수들에게 한 가지 길이 더 열린 셈이다.

경욱호 CJ그룹 마케팅 부사장은 “최소 10명 이상의 국내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것이며 이는 젊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또 다른 도약을 위한 한국남자골프 발전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의 남자골프가 침체된 상황에서 해외 투어에 거액을 투자했다는 점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 선수들에게는 PGA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한발 더 가까이 다가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아울러 PGA 투어는 세계 220개국에서 약 1억 명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어 미디어 노출, 광고효과를 포함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 부사장은 “CJ는 이미 2002년부터 CJ나인브릿지클래식을 개최하면서 여자골퍼들이 세계무대로 진출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면서 “이번 대회의 목적 중 마찬가지다. 한국선수들에게는 조금이나마 기회의 문이 되길 기대하며 또한 산업과 지역 사회 공헌 및 발전까지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선 단기간에는 쉽지 않다. 10년 동안 적극적인 투자와 경쟁력을 쌓아 가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CJ그룹의 골프 투자는 큰 성공을 거둬왔다. 지난 8월 PGA 윈덤챔피언십에서 한국인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김시우(21·CJ대한통운)와 LPGA 직행에 성공한 백규정(21), KLPGA투어의 강자 김민선(21·이상 CJ오쇼핑) 등은 CJ가 발굴하고 육성한 유망주들이다.

손 회장은 “더CJ컵앳나인브릿지를 개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에게 꿈을 키워주기 위한 CJ의 노력이다”라고 강조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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