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챌린지 안산 경찰청, 1-8 패배에 ‘태업 축구’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6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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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챌린지(2부 리그)의 안산 경찰청이 '태업 축구'를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안산은 15일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경기에서 충주에 1-8로 패했다. 7점 차 패배를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두 팀의 올 시즌 성적을 감안하면 석연치 않다는 게 팬들의 지적이다. 16일 현재 안산은 승점 64로 1위다. 충주는 승점 28로 전체 11개 팀 중 10위다. 안산은 15일 경기 전까지 올 시즌 36경기에서 40골을 내줘 경기당 평균 실점이 1.1이었다. 15일 충주가 넣은 8골은 K리그 한 경기 최다 골과 타이다. 충주는 안산과의 경기 전까지 37경기에서 32골을 넣어 경기당 평균 득점이 0.86골이었다.

충주는 경기 시작 29초 만에 나온 첫 골을 시작으로 전반에만 5골을 넣었다. 안산은 후반에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넣었다. 그런데 점유율에서는 안산이 66% 대 34%로 크게 앞섰다. 안산의 후반 점유율은 70%였다. 이런 차이를 내고도 7점 차로 지는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경우다. 앞서 올 시즌 두 팀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도 안산이 2승 1무로 우세했다. 인터넷에는 "(안산) 수비수들이 막지 않고 서 있고, 알아서 넘어지더라"는 등의 비난 글이 이어졌다. 두 팀의 경기를 중계한 TV 해설위원도 충주의 네 번째 골이 들어가자 "안산이 포기한 듯한 경기를 하네요. (페널티 지역 안에) 수비수가 7, 8명이 있는데 그걸(공격수) 가만히 보고 있다는 게 말이 안 되죠"라고 말했다.

팬들이 '태업 축구'를 의심하는 건 안산 경찰청이 내년에 클래식(1부 리그)으로 승격할 수 없게 된 것과 관련이 있다. 챌린지 1위는 다음 시즌 클래식으로 승격한다. 하지만 안산은 올 시즌을 끝으로 경찰청 축구단과 결별하고 내년에는 시민구단을 창단해 챌린지에 참가한다.

경찰청 축구단은 아산이 유치해 내년에 K리그에 계속 참가시킬 예정이다. 그런데 군인이나 경찰팀을 운영하는 클럽이 창단할 경우 참가 리그를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가 결정하는데 이사회는 아산 경찰청을 2부 리그에서 시작하도록 했다. 팬들은 이사회 결정을 못마땅하게 여긴 경찰청 축구단이 태업 축구를 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프로 선수생활을 계속하면서 병역의무를 마칠 수 있는 혜택을 누리는 경찰청 선수들이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건 그냥 넘길 일이 아니라는 비난이 팬들 사이에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클래식 선두 전북은 15일 제주에 2-3으로 져 연속 경기 무패 기록이 33경기에서 멈췄다. 서울은 울산을 2-0으로 꺾고, 심판 매수에 따른 징계로 승점 9점이 깎인 전북과 승점(60점)이 같아졌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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