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헹가래 투수’ 윤명준 “9회 등판은 예상 못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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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9월 24일 0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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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윤명준. 스포츠동아DB
두산 윤명준. 스포츠동아DB
“9회 등판이요? 그건 예상 못했죠.”

두산이 2016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22일 잠실구장. 초반 치열한 투수전에 이어 후반 두산이 힘을 내며 우승 매직넘버를 소멸시키던 순간, 마운드 위엔 프로 5년생 투수 윤명준(27)이 있었다.

2012년 두산 입단 이후 줄곧 불펜에서 활약한 윤명준은 올 시즌 역시 안정된 제구력으로 팀의 셋업맨으로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22일 kt전은 윤명준에게도 남다르게 다가왔다. 팀의 우승을 확정짓던 경기에서 마지막 2이닝을 책임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팀이 4-1로 앞선 8회 등판해 2이닝 2안타(1홈런) 1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2번째 세이브를 거뒀다. 우승 순간을 지키는 마지막 투수를 일명 ‘헹가래 투수’라고 하는데, 정규시즌 우승의 ‘헹가래 투수’가 되는 행운을 잡았다.

하루 뒤 만난 윤명준은 “떨리기보단 경기 자체에 집중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9회 등판은 예상하지 못했다. 불펜에 홍상삼이 있어 9회에도 올라가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8회말에 팀이 5점을 내면서 9회까지 임무가 주어졌다”고 전했다.

윤명준의 설명대로 그는 올 시즌 주로 7회 혹은 8회 등판해 승리의 징검다리를 놓는 몫을 맡았다. 세이브도 이날 경기 포함해서 겨우 2개. 2014년엔 마무리로 잠시 나섰지만 지난해부턴 다시 셋업맨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그렇기에 우승 확정이 달려있던 22일 경기에서 9회까지 등판할 줄은 본인도 몰랐던 셈이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8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 지은 뒤 나선 9회 kt 김동명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데 이어 배병옥에게 안타를 내줘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이다. 윤명준은 “홈런 맞은 부분은 아쉽지만 그래도 우승 마지막 순간을 함께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제 윤명준의 눈은 한국시리즈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데에 그쳤던 윤명준은 올해만큼은 더 많은 타자와 이닝을 책임지고 싶은 욕심이 있다. 올 연말 입대 전 이루고 싶은 목표이기도 하다.

대구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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