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로의 여기는 PGA] 페덱스컵 생존 ‘강성훈의 작은 기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30일 05시 45분


강성훈이 페덱스 랭킹 88위를 기록하며 100위까지 주어지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차전 진출에 성공했다. 강성훈은 마스터스와 US오픈 등 메이저대회 출전권까지 주어지는 4차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강성훈이 페덱스 랭킹 88위를 기록하며 100위까지 주어지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차전 진출에 성공했다. 강성훈은 마스터스와 US오픈 등 메이저대회 출전권까지 주어지는 4차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25명중 122위로 출전 공동 18위
페덱스랭킹 88위 점프 2차전 진출
메이저 출전권 걸린 4차전 욕심도


강성훈(29)이 꼴찌의 반란을 일으키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차전 진출에 성공했다.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골프장 블랙코스(파71)에서 열린 바클레이스(총상금 85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는 생존을 위한 전쟁터였다. 대회 결과에 따라 페덱스랭킹 상위 100위까지만 2차전 도이치방크챔피언십에 나갈 기회를 준다.

일찌감치 2차전 진출을 확정지은 상위 랭커들과 달리 100위권 밖에 머물러 있는 선수들에게는 마지막 기회나 마찬가지다. 이 대회가 시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강성훈도 그 중 한 명이었다. 125위까지 출전하는 플레이오프를 122위로 시작했다. 2차전 진출(100위까지)을 위해선 이 대회에서 최소 30위 이내에 들어야 하는 힘든 도전이었다. 3라운드까지는 기회가 사라지는 듯 했다. 공동 67위까지 떨어져 사실상 2차전 진출이 불가능해 보였다.

4라운드에서 예상을 깬 반전이 일어났다. 전반에만 3타를 줄이면서 페덱스랭킹 100위권에서 맴돌았다. 남은 9홀이 올 시즌의 운명을 좌우할 마지막 기회였다. 강성훈은 더욱 집중하면서 작은 기적을 완성해 나갔다. 가장 어렵다는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마침내 100위 진입에 성공했다. 11번홀(파4) 보기로 다시 100위 밖으로 떨어졌지만, 12번홀(파4) 버디로 기사회생했다. 13번(파5)과 14번홀(파3)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안정권에 진입했다. 그대로 경기를 끝낸 강성훈은 이날만 순위를 50계단 끌어올리면서 공동 18위를 기록했다. 페덱스랭킹은 122 위에서 88위까지 높아졌고, 플레이오프 2차전 진출에 성공했다.

강성훈의 작은 기적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웹닷컴투어를 거쳐 PGA 투어 재입성에 성공한 강성훈은 시즌 초반 1차 시드 재조정(리셔플)에서 하위권으로 밀렸다. 마지막 2차 시드 재조정(리셔플)에서 순위가 더 미끄러지면 남은 시즌 험난한 행보가 예고돼 있었다. 더군다나 시드 재조정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대회(노던트러스트오픈)에는 출전자격도 얻지 못했다. 그 때도 강성훈의 작은 기적은 극적이었다.

일요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경기를 마친 뒤 월요일 LA로 이동해 먼데이 퀄리파잉(월요예선)에 나갔다. 대회 출전의 기회가 없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하루짜리 예선전이었다. 결과에 따라 2∼4명 정도 출전권을 준다. 강성훈은 월요예선을 공동 1위로 통과해 출전권을 따냈고, 그 대회에서 공동 8위를 기록하면서 페덱스랭킹 포인트를 83점(정규시즌에서 획득한 가장 높은 점수) 획득했다. 그리고 시드 재조정에서 높은 순위를 받는데 성공했다.

이번에도 극적인 2차전 진출에 성공한 강성훈은 내친김에 4차전(30위) 진출까지 내다보고 있다. 4차전에 진출하면 마스터스와 US오픈 등 메이저대회에 뛸 수 있는 특권이 있다. 2011년부터 PGA 투어에서 뛴 강성훈은 아직 마스터스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강성훈은 “물러날 곳이 없었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2차전 진출에 성공한 만큼 좋은 흐름을 이어가서 4차전(30위)까지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보였다.

포기를 모르는 긍정의 힘이 강성훈의 투어인생을 조금씩 바꿔놓고 있다.

파밍데일(미 뉴욕주) 주영로 기자 |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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