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경기 무패…마법걸린 전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29일 05시 45분


전북현대 장윤호(오른쪽 끝)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 원정경기 전반 3분 행운의 선제골을 뽑은 뒤 김신욱과 손을 맞잡은 채 기뻐하고 있다. 선두 전북은 2위 서울을 3-1로 따돌리고 승점차를 13점으로 더욱 크게 벌렸다. 상암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전북현대 장윤호(오른쪽 끝)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 원정경기 전반 3분 행운의 선제골을 뽑은 뒤 김신욱과 손을 맞잡은 채 기뻐하고 있다. 선두 전북은 2위 서울을 3-1로 따돌리고 승점차를 13점으로 더욱 크게 벌렸다. 상암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장윤호 행운의 골·레오나르도 멀티골
2위 서울 잡고 승점 13점차 독주체제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위 전북현대와 2위 FC서울이 맞붙은 ‘소문난 잔치’는 의외로 싱거웠다.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28라운드의 주인공은 전북이었다.

이날 맞대결 전까지 27경기 무패(16승11무)를 달려온 전북도, 15승4무8패로 역전 우승의 희망을 놓지 않은 서울도 이겨야 했다. 클래식의 우승 향방이 걸려있는 데다, 성사 가능성이 높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 앞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서도 양 팀 모두 승리가 절실했다.

차이는 결정력이었다. 원정팀은 넣을 때 넣은 반면, 홈팀은 찬스를 계속 놓치다 종료 직전 페널티킥(PK)으로 1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2만4000여 관중이 들어찬 적진에서도 3-1로 승리한 전북은 ‘무적함대’였다.

● 정공법 속의 변칙

3월 개막전(홈) 1-0 승리에 이어 7월 원정에서도 전북은 서울을 3-2로 눌렀다. 그래도 서울은 최근 5연승으로 같은 기간 3승2무의 전북과 격차를 좁혔다. 3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양 팀 모두 고민이 컸다. 변화도 진지하게 고려했다. 그러나 선택은 같았다. 결국 정공법. ‘잘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변수는 있었다. 데얀이 경고누적으로 빠진 서울은 박주영-아드리아노를 전방에 배치한 뒤 19세 신예 김정환을 오른쪽 날개로 투입했다. 전북은 베테랑 미드필더 이호가 부상으로 빠진 자리에 장윤호를 배치했다. 서울 황선홍 감독은 “(김정환은) 어리지만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다”며, 전북 최강희 감독은 “(장윤호는) 실수가 많아도 좋은 모습도 많이 보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북이 웃었다. 전반 3분 전북 김신욱이 흘린 볼을 서울 이석현이 걷어내려다 장윤호의 몸을 맞혀 골로 연결됐다. 맹공을 퍼붓던 서울은 전반 26분 전북 레오나르도에게 추가 실점했다. 서울 벤치는 전반 33분 에너지를 ‘폭발하지 못한’ 김정환을 불러들이며 패착을 시인했다.

상암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상암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쫓길 때 더 강했던 ‘쫓기는 자’

전북의 힘은 ‘타이밍’에 있다. 2014·2015시즌 2위 수원삼성을 따돌린 배경에는 라이벌전 승리가 있었다. 최강희 감독은 “우승하려면 라이벌, 2위를 잡아야 한다. 잡을 경기를 잡았다”고 회상했다.

이번 서울 원정도 실리에 초점을 맞췄다.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 기조를 버렸다. 화려함도 포기했다. 좌우 날개 로페즈-레오나르도의 역할을 극대화한 역습이 무기였다. 이재성이 후방에서 길게 넘긴 패스를 레오나르도가 힘 들이지 않고 차 넣었다. ‘패스 2회→볼 터치 1회→슛’이 득점 공식.

후반 13분 레오나르도는 또 한 번의 역습에서 오른쪽 풀백 최철순의 크로스를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쐐기를 박았다. 감정을 숨긴 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최 감독도 3골차가 된 순간, 두 팔을 휘두르며 벅찬 기쁨을 표출했다.


한편 상주상무와 수원삼성은 1-1로 비겼고, 전남 드래곤즈는 포항 스틸러스와의 ‘제철가 더비’에서 후반 추가시간 자일의 결승골로 2-1 승리를 챙겼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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