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순위싸움? 결론은 선발야구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10일 05시 30분


두산 니퍼트-보우덴-KIA 양현종-헥터(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 |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두산 니퍼트-보우덴-KIA 양현종-헥터(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 |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한반도를 달군 폭염만큼이나 프로야구 순위싸움이 뜨겁다. 4위, 5위를 다투고 있는 SK와 KIA를 비롯해 그 뒤를 쫓고 있는 롯데, LG, 한화, 삼성까지 중하위권이 촘촘히 붙어있다. 상위권인 두산과 NC도 1위 자리를 두고 접전이다. 감독들은 살얼음 같은 순위싸움의 향방을 가를 요소로 ‘선발야구’를 꼽고 있다. 어차피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장기레이스에는 경기를 풀어가는 선발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KIA가 시즌 전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5강 싸움을 할 수 있었던 데는 확실한 원투펀치 양현종~헥터 노에시의 역할이 컸다. 양현종은 9일까지 22경기에서 6승9패·방어율 3.53을 기록 중이다. 승수보다는 패수가 많지만 이는 시즌 초반 승운이 유독 따르지 않은 까닭이다. 그는 올해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등판하고 있고, 시즌이 뒤로 갈수록 호투하며 토종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헥터 역시 22경기에서 11승3패·방어율 3.36으로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팀 상승세에 보탬이 되고 있다.

KIA뿐 아니다. 두산이 시즌 초부터 선두를 굳건히 할 수 있었던 비결도 강력한 선발진에 있었다.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구성된 4선발은 시즌 내내 흔들림이 없다. 비록 정재훈이 빠진 불펜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지만 등판하면 7회까지는 책임지는 선발이 있어 손쉽게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LG 역시 최근 선발진이 안정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반기 내내 들쑥날쑥하던 류제국-우규민이 후반기 호투를 이어가고 있고, 새로 영입한 데이비드 허프도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5선발 임찬규가 힘을 보태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NC는 승부조작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태양과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학, 가정 문제를 일으킨 이민호 등 토종선발들이 모두 무너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1선발 에릭 해커도 부상 후 전반기와 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재크 스튜어트와 강력한 불펜진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역시 선발진을 맡아줘야 할 외국인투수들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며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새 외국인투수 요한 플란데의 선전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불펜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선발진이 확실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다시 말하면 NC와 삼성이 치열한 순위싸움에 살아남으려면 선발진 안정이 첫 번째 과제라는 얘기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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