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승준이 말하는 100타석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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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27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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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승준.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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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타석에 서보고 싶었어요. 100타석을 소화하면 제가 어떻게 될지 궁금했거든요.”

SK 최승준(28)은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범경기에서는 주춤했지만 시즌에 돌입하자마자 맹타를 휘두르며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성적도 빼어나다. 26일까지 50경기에 나서 타율 0.299, 11홈런, 26타점을 올렸다. 11홈런과 26타점은 프로 데뷔 개인 한 시즌 최다홈런, 최다타점이다. 기존 개인 커리어하이는 2014년에 기록한 2홈런, 11타점이었다.

그러나 정작 최승준은 홈런, 타점수보다 ‘100타석’에 더 큰 의미를 뒀다. 그는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100타석에만 들어가 보자’는 목표를 잡았다”며 “그동안 경기에 나가도 안타 못 치면 (엔트리에서) 빠졌으니까 100타석(현재 151타석)을 채우면 내가 어떻게 될지 늘 궁금했다. 첫 번째 목표를 이뤄서 기뻤다”고 말했다.

최승준은 동산고 시절 잘 나가는 고교 유망주였다. 2005년 제6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에서는 타격 4관왕(타율, 안타, 홈런, 타점)을 거머쥐며 거포형 포수로 기대를 모았다. 2006년 신인지명회의에서 2차 7라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퓨처스리그에서는 맹타를 휘두르지만 1군에만 올라오면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2012시즌이 끝나고 포수 마스크를 벗고 내야수로 전향도 해봤지만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준비하고 있으면 언젠가 기회는 온다’는 믿음 하나로 버텼다. 그는 “2군에서 (채)은성이와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지금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은데 힘들어서 쓰러지기 직전까지 연습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승준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지난해 LG로 이적한 프리에이전트(FA) 정상호(34)의 보상선수로 SK로 이적해 제2의 야구인생을 열었다. 그는 “꾸준히 경기에 나가면서 배우는 게 많다”며 “한 타석, 한 타석이 소중하니까 최대한 집중하려고 노력 중이다. 분명히 고비가 오겠지만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SK에 (이)명기, (김)성현이, (이)재원이 등 친구들이 많아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친구들과 웃으면서 시즌을 마치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했다.

문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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