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창단한 일본의 첫 프로야구팀 니혼운도교카이(일본운동협회)와 이듬해 팀을 꾸린 덴카쓰 야구단은 1923년 6월 21일 용산에 있던 만철(滿鐵·남만주철도주식회사) 운동장에서 첫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덴카쓰의 6-5 승리였다.
두 팀은 같은 곳에서 사흘 뒤 경기를 치러 니혼운도교카이가 3-1로 이겼다. 1승 1패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일본으로 건너가 같은 달 30일 도쿄 시바우라 구장에서 최종 3차전을 벌여 니혼운도교카이가 5-1로 이겼다. 당시 일본에서는 대학야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였다. 이 인기를 발판 삼아 출범한 두 구단은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 만주, 대만 등을 돌아다니며 순회 경기를 치르느라 첫 맞대결은 출범 3년 뒤에야 성사됐다.
서울과 도쿄에서 벌어진 세 경기가 두 팀 간 처음이자 마지막 맞대결이었다. 그해 9월 대지진이 도쿄를 뒤덮으면서 두 팀도 간판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니혼운도교카이는 효고 현으로 연고지를 옮겨 새로 창단했지만 상대할 팀이 없어 또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일본 최고(最古) 프로팀은 요미우리다. 요미우리신문은 1934년 메이저리그 올스타팀을 초청했다. 이때 맞대결 파트너로 나선 선수들이 대일본도쿄야구클럽을 결성했고, 이 클럽이 훗날 요미우리가 됐다. 요미우리가 창단한 뒤에도 2년이 더 지나고 나서야 팀이 7개로 늘어나면서 현재 일본 프로야구 전신인 일본직업야구연맹이 출범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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